"AI 이제 듣기도 싫다"⋯창의성·취업 불안에 반감 확산

입력 2026-05-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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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사고 다양성까지 악화시키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청년층 사이에서는 AI 기술 발전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베카 윈스롭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박사는 생성형 AI 확산이 인간의 창의적 사고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글쓰기 효율이 높아지는 수준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고민하는 사고 과정 자체를 AI에 의존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NYT가 소개한 아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 연구팀의 후속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대학 지원 에세이의 표현은 더 화려해졌지만 실제 아이디어 다양성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문장은 세련돼졌지만 내용은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발표한 '대형 언어 모델이 인간 표현과 사고에 미치는 동질화 효과' 논문에서도 인지 과학 역시 AI 사용 확대가 인류 전체의 '인지 다양성'을 축소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AI가 가장 안전하고 평균적인 답변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면서 인간 사고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는 글로벌 IT 업계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개발 방식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처럼 현실 세계에서 A/B 테스트하듯 접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분한 검증과 안전성 평가 이후 AI를 배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영리단체 '퓨처 오브 라이프 인스티튜트(Future of Life Institute)'는 "AI 시스템 개발을 최소 6개월간 중단해야 한다"는 공개서한까지 발표한 적이 있다. 해당 서한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유발 하라리 역사학자 등도 서명에 참여했다.

AI를 둘러싼 공포감은 실제 청년 고용시장과도 맞닿아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4%로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채용 문도 빠르게 좁아지는 분위기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2025년과 2026년 3월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신입 채용 공고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공고 수는 1438건에서 791건으로 약 45% 줄었다. 특히 자동화와 AI 도입 속도가 빠른 IT·통신(-73%), 판매·유통(-69%), 서비스(-58%) 업종에서 채용 감소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AI 확산과 청년 고용 위축' 보고서는 최근 3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 21만1000개 가운데 98%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신입을 뽑아 키우기보다 AI를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AI 인식 역시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상공회의소가 부산 지역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의 30.0%가 AI를 잠재적 위험으로 인식했고, 전체 응답자의 61.9%는 AI 확산이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갤럽(Gallup) 기반 조사에서도 14~29세의 AI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월튼 패밀리 재단·GSV 벤처스·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AI 기대감은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했고, AI에 대한 '분노' 감정은 1년 만에 22%에서 31%로 증가했다. 반면 희망·설렘 같은 긍정 감정은 감소했고 직장 내 AI 도입 위험이 이점보다 크다고 본 비율 역시 절반 수준이었다.

실제 미국 대학 졸업식 현장에서는 AI에 대한 청년층 반감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15일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AI는 세상을 바꿀 로켓선"이라며 "어떻게든 AI를 받아들일 방법을 찾아라"라고 언급했다가 학생들의 야유를 받았다. 센트럴 플로리다대학교와 미들 테네시 주립대학교에서도 기업 임원들이 AI를 미래 산업혁명이나 필수 도구로 설명하자 비슷한 반응이 이어지면서 청년층의 AI를 바라보는 불안감과 반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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