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ㆍ물가ㆍ금리 떨어진다”…백악관, 종전 효과 선제 부각

입력 2026-05-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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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경제위원장, 장밋빛 그림 전면에 내세워
“호르무즈 재개방 후 1~2개월래 충분한 원유 공급”
美경제, 전쟁에 양극화 현상 심화
증시, 연일 사상 최고치 vs 소비자심리 사상 최저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란 간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백악관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닥으로 떨어진 경제 심리를 되돌리기 위해 다급한 행보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핵심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협상 타결이 확정되기도 전부터 유가·물가·금리의 ‘급락’을 예고하며 장밋빛 경제 효과를 부각하는 데 안간힘을 섰다. 이는 악화일로를 걷는 민심을 어떻게든 붙잡아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절박한 인식이 깔렸다는 평가다.

해싯 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프로그램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이란과의 합의가 이뤄지는 즉시 에너지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이 질서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직후 나온 발언이다.

해싯 위원장은 또 “최근 몇 차례 발표된 경제 지표를 보면 에너지 가격은 분명 우려스러웠지만 근원 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며 “에너지 가격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면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으로 ‘마이너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까지 보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커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관측 저지에도 나섰다. 그는 “에너지 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연준이 더 낮은 금리라는 올바른 조치를 취할 여지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이뤄질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 유조선들이 곧바로 움직여 정유시설에 원유를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략 1~2개월 내 전 세계 정유시설이 필요한 원유를 충분히 공급받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백악관이 낙관론을 서둘러 내세우는 것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급등과 생활물가 부담으로 악화한 민심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 경제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5월 확정치는 44.8로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1952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집계를 관장하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 책임자인 조안 슈 디렉터는 “높은 물가로 개인 재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자가 지난달의 50%에서 57%로 늘었다”며 “특히 휘발유 등 필수품 가격 상승에 민감한 저소득층과 대학 학위가 없는 소비자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우지수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S&P500지수는 8주째 상승하는 등 증시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소비자 불안과 증시 랠리의 괴리를 놓고 크게 세 가지 해석을 제기했다. 우선 증시가 실제 경기와 괴리된 과도한 낙관 상태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시장이 전쟁 종식과 물가 안정, 경기 반등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끄는 인공지능(AI)이 기업 수익성에는 호재지만 고용 불안을 키우며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해싯 위원장의 호언장담과 달리 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단기간에 정상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연초만 해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케빈 워시가 22일 연준 의장에 정식 취임한 상황에서도 연내 인상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한때 연준 의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해싯 위원장의 금리인하론이 무색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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