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북 지역의 전세 시장의 공급 상황이 절벽 끝까지 몰리고 있다. 전반적인 전세난이 심각한 서울 안에서도 서민층, 실수요자가 많은 강북권은 유독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 상태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4월 넷째 주(4월 27일 기준) 서울 강북 14개 구의 전세수급지수는 189.46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전체 평균(181.41)을 크게 웃도는 수치일 뿐만 아니라 강남 11개 구(174.2)와 비교해도 15포인트(p) 이상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 통상 150을 넘으면 전세난, 180을 돌파하면 ‘대란’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강북권은 이미 극한의 공급 부족 상태에 진입한 셈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강북 지역 중개업소의 '공급 부족' 응답 비중은 무려 90.32%에 달했다.
현장의 매물 감소세는 통계보다 훨씬 가파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북권 주요 지역의 전세 매물은 1년 전과 비교해 기록적인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중랑구는 407건에서 60건으로 -85.3% 줄어들며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어 성북구(-83.0%, 1025건→175건), 노원구(-80.3%, 1046건→207건), 강북구(-73.3%, 228건→61건) 순으로 매물 가뭄이 심화됐다.
이처럼 매물이 씨가 마르자 시장에선 비정상적인 거래 행태가 속출하고 있다.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서를 쓰는 '노룩(no-look) 전세'가 일상화되는가 하면 집주인이 세입자의 직업과 신용 상태를 면접 보듯 검증하는 사례까지 빈번해지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 수요는 여전한데 재건축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신규 매물 유입이 차단된 결과다.
가격 부담도 한계치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는 6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9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다시 6억원 선을 넘어섰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26 KB 부동산 보고서'를 통해 전문가의 87%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B는 "전세 제도의 기반이 되는 금융 환경, 인구 구조, 임대차 운용 방식 등이 변화하고 있어, 이제 과거와 같은 전세 우위 시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서울 외곽 지역은 전세 물량이 없어 세입자들이 수도권으로 밀려나거나 비아파트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주거 사다리 하향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축 주택 시장에서 물량이 회전될 수 있도록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전향적으로 대폭 축소해 임대 공급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