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보수' 아닌 비가시 표본? 알뜰폰 사용자 누락, 지방선거 여론조사 구조적 문제

입력 2026-05-0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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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여심위 4월 4주차 선거여론조사 주요데이터 (사진제공=중앙여심위)
▲중앙여심위 4월 4주차 선거여론조사 주요데이터 (사진제공=중앙여심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신뢰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샤이보수' 존재 여부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 표본 자체에서 특정 계층이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구조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핵심은 알뜰폰(MVNO) 이용자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 점유율은 20%를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알뜰폰을 사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가 선거 여론조사의 핵심 수단인 '가상번호(안심번호)' 표집 과정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가상번호 제도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표본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이때 번호를 제공하는 주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망 보유 통신사'로 한정된다.

문제는 구조에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자체 망이 없는 재판매 사업자로, 가입자 정보의 생성·관리 체계가 기존 통신 3사와 다르다. 이 때문에 가상번호 생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또 다른 구조적 요인도 있다.

투표는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기준으로 하지만,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를 기반으로 번호를 추출한다.

이 차이는 실제 거주지와 표본 추출 지역 간 불일치를 낳을 수 있고, 특정 지역·계층의 대표성을 추가로 왜곡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조사 업계에서는 이 공백이 표본 대표성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알뜰폰 이용자 구성은 통계적 의미를 갖는다. 통신비 절감 목적의 소비가 중심이다 보니, 통신비 부담에 민감한 20대 청년층, 고정 수입이 제한적인 70대 고령층의 비중이 높다.

일부에서는 이들 집단을 두고 "전통적 보수 성향이 혼재된 계층"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동안 제기돼 온 '샤이보수'—응답을 숨기는 보수층—가 아니라, 애초에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비가시적 표본층'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가상번호 기반 조사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알뜰폰 이용자 누락은 특정 연령·소득 계층의 과소 대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그래서 유선을 포함시키거나 웹조사를 병행하는 등 다층적 표집 구조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여론조사 업계에서는 유·무선 혼합 방식이나 온라인 패널 조사를 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정 표본의 과소·과대 대표를 보정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알뜰폰 이용자는 다회선 보유 비율이 높고, 가입 정보의 정합성이 떨어질 수 있어 표본 왜곡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설계 당시 '정확한 층화 추출'을 위해 망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시장 환경은 이미 변했다.

알뜰폰은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라 주요 통신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제도는 과거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결국 쟁점은 두 갈래다. 대표성의 확장인가, 표본 안정성의 유지인가.

선거는 숫자로 말한다.

그 숫자를 만드는 방식이 특정 집단을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있다면, 문제는 단순한 통계기법을 넘어 민주주의의 기초로 번진다.

‘샤이보수’라는 해석 뒤에 가려졌던 질문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과연 우리는 모든 유권자를 조사하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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