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사상 최대인데…삼성전자 ‘노조 리스크’, 자본시장 변수로 부상

입력 2026-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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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AI 수요 확대에 실적 초호황
공급 부족 심화에도 파업 이슈에 주가 ‘디스카운트’

삼성전자가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노조 파업 리스크가 자본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실적은 급증하는데 시장에서는 노사 갈등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인식하는 ‘괴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D램과 낸드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면서 메모리 부문이 실적을 사실상 견인했다. DS 부문 영업이익은 53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황 자체는 더 강해지는 흐름이다. 2분기 전 부문 통합 영업이익은 80조원대 중후반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는 84조~89조원 수준까지 제시하고 있다. 특히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 수요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영업이익만 80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서버 중심 수요 구조도 변화의 핵심이다. 과거 PC·스마트폰 중심 수요와 달리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시장을 지탱하면서 경기 둔화에도 업황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고객사들은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하면서 메모리 가격 탄력성이 낮아졌고 이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2027년까지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타이트’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사실상 ‘공급 제로에 가까운 시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HBM 투자 증가 역시 단기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문제는 실적이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메모리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과 파업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 추정치의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이 같은 리스크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2만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노조 총파업 예고에 따른 노사 갈등 리스크와 성과급 충당금 부담이 향후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인건비 및 충당금 증가 가능성이 주요 요인이다. 실적 추정치는 유지하면서도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하는 흐름이다.

국내 증권가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단기 생산 차질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파업 이벤트 자체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업 종료 여부와 성과급 등 비용 반영 수준이 향후 실적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여기에 이란 전쟁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 고금리, 유동성 축소,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AI 투자와 메모리 반도체 업황까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사별 시각도 유사하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반도체·메모리 경쟁사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대규모 파업 이슈가 부각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하나증권은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이라며 “상여금 관련 파업 이슈로 영업이익 추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론이 어떻게 나더라도 이벤트 종료 자체는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져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역시 “파업 리스크로 경쟁사 대비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고, 대신증권도 “단기 주가는 파업 우려로 경쟁사 대비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영향이 불가피하다. 파업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을 제약하고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보다 ‘노사 변수’가 주가를 좌우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주가는 ‘업황 개선’과 ‘노조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에 놓였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AI 수요 확대는 명확한 상승 요인이지만 파업과 비용 불확실성은 이를 상쇄하는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종료 시점과 성과급·보상 체계 확정에 따른 비용 반영이 향후 과제 수준이다. 이 이벤트가 해소될 경우 현재의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빠르게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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