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안 해조류가 성장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4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남도 완도군의 해조류(海藻類) 양식장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다.
당시 NASA는 인공위성에서 포착한 지구의 모습을 소개하는 '지구전망대(Earth Observatory)' 사이트를 통해 해조류 양식의 환경 친화성을 설명했다.
NASA가 공개한 사진에는 완도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의 만(灣)과 해협에 해조류 양식장이 점선처럼 흩어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NASA는 "기온이 따뜻하고 조수가 강하지 않은 완도의 얕은 바다는 다시마·김·미역을 기르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NASA 측은 2024년 11월 완도군 관계자들을 초청해 차세대 탄소흡입원인 해조류의 블루카본(Blue Carbon) 인증과 관련한 협의를 했다.
완도군은 NASA에 이어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고등계획원(ARPA-E) 등과 해조류를 블루카본으로 공인받으려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블루카본은 해양 생태계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탄소를 의미한다.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뛰어들면서 블루카본을 탄소배출권 거래에 적용할지 여부가 국제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탄소배출권은 정부가 할당한 양만큼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기업별로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사거나 팔도록 해 탄소 감축을 유도한다.
기업이 탄소배출권 1개를 사면 이산화탄소 1t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방식이다.
한국은 2015년 1월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가 인증하는 블루카본은 잘피(해초류)와 염생식물(鹽生植物) 등이다.
최근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등이 해조류와 갯벌을 신규 블루카본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최종 협의 중이다.
완도군은 해조류 블루카본을 '탄소크레딧(가상화폐)'으로 전환해 주민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바다연금'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완도 해조류의 블루카본 판매 수익을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처럼 주민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완도군은 블루카본을 활용한 '바다연금'을 추진하기 위해 '2026 프레(pre)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기획했다.
2028년 완도에서 3번째로 열리는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앞두고 해조류 블루카본 및 K-시푸드(seafood) 산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사다.
2014년과 2017년 열린 국제해조류박람회는 K-시푸드 산업의 발판을 마련한 행사로 평가받는다.
NASA 방문 후 해외 기관·전문가의 완도 방문이 이어지면서 해조류 양식의 선진지로 주목받게 된 것도 프레해조류박람회를 여는 계기가 됐다.
프레해조류박람회는 '기후리더, 해조류가 여는 바다 미래'라는 주제로 2일부터 열린다.
기후위기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해조류와 블루카본을 테마로 한 박람회장에서 7일까지 체험형 전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완도는 전국 해조류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최대 산지다.
축구장(7140㎡) 4만8860개 크기인 양식장(3만4887㏊)에서 김·미역·다시마 등 해조류를 88만t가량 생산한다.
완도는 전복과 김·미역·다시마 등의 현대적 양식법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완도박람회장은 '블루 이노베이션(Blue innovation)'을 표방한 '주제관'과 '이해관' 등으로 조성됐다.
주제관은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해조류와 바다, 해양생태계를 3단계 형식으로 구현했다.
첫 번째 '바다의 위기'는 빙하 융해와 산호초 백화현상 등 지구온난화로 파괴돼가는 해양 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어 '기후 리더, 해조류'와 '내일의 약속'에서는 인간과 바다의 공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해양환경의 비전·가치를 높이는 방향을 제시한다.
이 해관은 해양 생태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디어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바닷속 공간으로 꾸며진 '해저로의 초대'에선 해양 생태계의 신비함을 보여준다.
완도 바다를 프로젝션 맵핑으로 연출한 '완도의 해양', 관람객이 인공지능(AI) 캐릭터를 생성해보는 '오션스타' 등 융합형 콘텐트도 볼거리다.
박람회 기간인 4일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여한 '블루카본 국제포럼'도 열린다.
'기후위기 대응과 블루카본의 미래'란 주제로 미국 에너지부원장을 지낸 에블린 엔 왕(Evelyn N. Wang) MIT 에너지·기후부총장이 기조연설을 한다.
블루 카본 권위자인 서울대 김종성 교수 등은 기후변화 위기에서의 블루 카본의 가치를 조명하는 주제발표를 한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해조류에 대한 블루카본 국제인증이 확정되면 완도군이 이를 판매한 수익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바다연금이 실현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조류가 지닌 해양환경 보호·치유 역량과 K-시푸드의 잠재력 등 해조류의 가치를 박람회장에서 직접 체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