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IP 금융’ 12조원 시대

입력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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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IP) 금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지식재산처 발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지식재산 금융 잔액은 12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8% 증가한 수치로,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이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 기업의 실질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규 공급 규모도 3조1000억원에 달해 혁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부동산이나 설비 같은 유형자산이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었다. 그러나 기술 중심 산업이 주도하는 지금은 특허, 상표, 데이터와 같은 무형자산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실제로 이번 통계에서도 지식재산 투자 잔액은 5조6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7% 급증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제 투자 판단의 기준이 유형자산에서 기술 경쟁력 자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의미 있는 점은 물적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도 기회가 열린다는 점이다. 부동산이 없고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우수한 특허기술이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담보대출 및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식재산 담보대출 이용기업의 약 77%가 신용등급 비우량 기업이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기술 자체가 곧 신용이 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다만 특허가 있다고 해서 바로 금융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은 해당 특허가 실제 사업성과 시장성이 있는지, 경쟁사 대비 얼마나 강한 진입장벽을 형성하는지까지 함께 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허 개수가 아니라 권리의 질이다. 같은 기술이라도 어떻게 권리를 설계하고 보호범위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평가가 크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지식재산 금융에서는 기술을 이해하면서도 법적 권리범위를 함께 판단할 수 있는 변리사와 같은 전문가의 정확한 가치평가가 중요하다. 결국 보이지 않는 기술의 가치를 정확히 읽어내고 이를 금융으로 연결하는 힘이 앞으로 우리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형진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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