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앞 달콤한 유혹…돈풀기 경쟁에 내몰린 교부세 [지자체 현금포퓰리즘]

입력 2026-04-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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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도, 군까지 개별지원…일부 지역선 최대 100만원 받기도

▲한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한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주민 환심을 얻기 위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후보들의 일회성 현금지원 경쟁이 확산하고 있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지자체까지 가세하면서 지방교부세가 사실상 '포퓰리즘 재원' 노릇을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경남 고성군은 최근 군민 4만7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30만원의 민생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소득기준 하위 70% 국민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하는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경남도의 경남도민생활지원금(1인 10만원)과는 별도 지급된다. 고성 군민은 현금성 지원을 정부, 도, 군에서 3중으로 1인 최대 100만원을 받는다. 고성군 관계자는 "총예산은 142억원으로 구체적인 지급 시기는 미정"이라고 했다.

충북 보은군은 군민 1인당 60만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초 1차 지급(30만원)을 마쳤다. 충북 영동·괴산군은 군민 1인당 50만원, 단양군도 20만원씩 지급했다. 이러한 기류는 전국적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재정자립도가 10% 안팎에 불과해 정부의 지방교부세가 없다면 정상적인 행정이 불가능한 지자체들이 일회성 돈 풀기에 재정을 들이붓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이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고성 10.3%, 괴산 10.65%, 단양 12.29%, 영동 11.8%, 보은 9.87% 수준이다. 전국 평균(43.18%)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일부 지자체장들은 군비나 세수 부족·재난 대응을 위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다양한 재원을 언급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 재정의존도가 워낙 높은 탓에 지방교부세가 사실상 '현금복지 여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방교부세는 당해연도 내국세 총액의 19.24%가 재원으로 구성되는데 관련법상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교부세 용도를 결정할 수 있다. 올해 지방교부세 중 보통교부세는 61조7000억원, 특별교부세는 1조9000억원 규모다. 지자체 협의체는 열악한 지방재정 여력 확보를 이유로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현행 대비 5%포인트(p) 인상한 24.24%를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16조6000억원이 증액된다.

별개로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방교부세 4조6000억원이 더 편성됐다. 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현금지원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는 "당선 즉시 긴급 추경을 편성해 정부 지원과 별도로 대전시민에게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 2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재원은) 지방교부세 증액분을 활용해 다른 사업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역화폐를 통한 현금성 지원은 해당 지역 내 단기 소비진작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인프라 투자 등 중장기 전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지자체가 무리하게 현금복지를 늘릴수록 성장을 위한 투자 여력은 줄어들 공산이 크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세입 증가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려워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적으로 자생할 수 없는 지자체들이 주민에게 선심을 쓰듯 돈을 나눠주면 지방재정 자립도는 계속 안 좋아지고 할 수 있는 사업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방정부의 교부세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소비세 일부도 이미 지방정부와 공동으로 쓰고 있어 교부세를 더 올릴 경우 정부의 재정적 압박도 더 커지기 때문에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교부세율을 지자체의 자구적인 성장 노력 등에 따라 유연하게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사실상 똑같은 이유로 정부, 도, 군에서 따로 국민에게 돈을 주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이라며 "부족한 지방재정을 정부가 보충해주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걸 흥청망청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합리적인 기준 없이 밑빠진 독에 물붓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자체별로 철저한 지출평가를 통해 조정된 지방교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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