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배당’ 동일기연의 역설…본업 시들해도 ‘주식 투자’가 효자

입력 2026-04-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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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00억→200억대 ‘우하향’…영업이익률 0%대 적자 기로
국도화학ㆍ삼성전자 등 172억 규모 투자…가외수익이 실적ㆍ배당 지탱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본업인 전자부품 사업에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동일기연이 우량 상장 주식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실적 방어와 주주 환원을 이어가고 있다. 300억원대를 유지하던 연결 매출액이 최근 200억원대 초반까지 내려앉고 영업이익이 적자권에서 맴도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나, 국도화학ㆍ삼성전자 등 대규모 주식 투자에서 발생한 가외 수익이 버팀목이 되며 37회 연속 배당이라는 기록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일기연의 최근 실적 추이는 외형 축소와 수익성 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7년 연결 기준 34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2025년 215억원까지 축소됐다.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외형이 37%가량 증발한 셈이다.

수익성 지표도 심각하다. 2017년 당시 약 6.9% 수준이던 연결 영업이익률은 2021년 0.28%까지 내려갔다. 또 2025년에는 6100만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 본업에서는 사실상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2022년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1% 안팎에 그친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주력 제품인 전자파 장해(EMI) 필터 부문이 글로벌 경쟁 심화와 전방 산업 수요 위축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세라믹 응용 제품과 치과의료기기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전사적인 외형 성장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평가된다. 본업의 부진에도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웃도는 구조를 만든 배경에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통한 가외 수익이 있다. 동일기연은 본업에서 벌어들인 유보금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국내 우량 상장사에 투자해왔다.

2025년 말 기준 동일기연이 보유한 상장 주식의 장부금액은 약 172억원 규모다. 주요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국도화학(25만3919주)이 83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2만2000주, 26억원), 현대차우(8549주, 17억원), 바텍(5만5991주, 10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이들 자산에서 발생하는 평가이익과 배당금 수익은 실적 하락분을 상쇄하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2025년 한 해에만 배당금 수익으로 약 5억원을 거둬들였으며, 금융자산 평가이익은 31억원에 달한다. 영업손실 상황에서도 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이다.

이러한 투자 성과는 동일기연이 시장에서 드물게 37회 연속 배당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2025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5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는 영업 적자 상황에서도 투자 수익을 기반으로 주주 가치 제고를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의 시선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가외 수익을 통한 배당 유지는 가능할지언정, 기업 가치의 핵심인 본업에서의 확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주가의 장기적인 우상향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적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외부에 공표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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