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 가격인상 담합' 6개 제지사 제재…과징금 3383억원

입력 2026-04-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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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10개월간 인쇄용지 가격 담합…2개사는 檢고발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인쇄용지 제조·판매사업자가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3년 10개월간 인쇄용지 전제품 가격 인상을 합의·실행한 행위에 대해 향후 법위반행위 금지명령,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과징금 3383억원을 부과하고 한국제지·홍원제지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인쇄용지는 교과서, 단행본, 잡지, 화보 등 다양한 인쇄물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제지사 가격 담합은 인쇄업체·출판사 제작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공산이 크다. 해당 6개 제지사는 원가 상승 부담을 거래상대방에 전가하기 위해 가격담함을 해 부당이득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6개 제지사(무림에스피·무림페이퍼·무림피앤피·한국제지·한솔제지·홍원제지)는 해당 기간 정기·비정기적으로 60회 이상 만나 총 7차례에 걸쳐 인쇄용지 기준가격을 인상(2회)하거나 할인율을 축소(5회)하는 방식으로 판매가격 인상을 합의했다.

특히 담합을 주도한 제지사 임직원들은 담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의사연락 과정에서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근처 공중전화, 식당전화, 타 부서 직원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은밀하게 연락을 취했고 연락처는 별도 종이에 이니셜, 가명 등으로 메모했다고 한다.

또한 거래처에 가격 인상을 먼저 통보하는 업체에 거래처의 반발이 집중될 수 있으므로 담합 참여 회사 간의 통보 순서도 합의했고, 합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동전이나 주사위 등을 던져 순서를 결정했다고 한다.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제지사들의 담합 기간 동안 판매가격이 평균 71% 상승했다. 그 결과 해당 사업자들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중간 유통사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한다.

이 사건의 과징금 부과 규모 3383억원은 그간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5번째로 큰 금액이다. 제지업체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에는 최대 금액이다.

또한 인쇄용지 제조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용이하지 않은 반면, 6개 제지사는 과거에도 반복적으로 법위반을 하는 등 담합 행위가 관행적으로 고착화돼 있는 점을 고려해 적극적인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아울러 마지막 7차 합의 이후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기준가격이 변경되지 않아 아직 합의 영향이 유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각 제지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인쇄용지 관련 제품에 대해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향후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밀가루 담합 건(2006년 4월) 이후 두 번째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국내 시장에서 은밀하게 지속된 대형 제지사에 의한 가격담합 폐해를 시정한 것으로, 중동전쟁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쇄업체, 출판업계 및 중소 유통업체 등의 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국민 교육비, 도서구입비 등 생활비 인상을 가져오는 독과점사업자의 담합 소지를 봉쇄해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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