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정보 및 환경·사회 이슈 신용평가에 반영…금리·여신 조건 영향도

한국수출입은행이 신용평가체계에 지속가능성(ESG) 요소를 보다 체계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고도화 작업에 착수했다. 차주의 탄소중립 정책과 중대재해 발생 여부 등 비재무 리스크를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여신심사 기준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은은 21일 나라장터를 통해 ‘신용평가모형 개편 컨설팅 및 시스템 개발 용역’ 사전규격을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총 49억9100만원 규모로, 사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년 2개월이다. 수은은 6월 초까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평가와 발표를 거쳐 이르면 7월 중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제안요청서(RFP)에 따르면 주요 과업 범위는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 △투자 전용 신용평가 모형 신설 △ESG 신용평가 체계 구축 등이다. 단순 컨설팅을 넘어 시스템 개발까지 병행하는 중대형 프로젝트다.
신용평가시스템은 은행들이 기업의 부도 위험을 사전에 측정해 여신 한도와 금리 등을 결정하는 심사 체계다. 은행별 세부 평가모형과 반영 요소가 다르며 여신 심사의 기초 잣대로 활용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 신용평가에 ESG 항목을 보다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데 있다. 수은은 그동안 차주의 ESG 이슈를 여신심사 때 일부 참고해왔지만 이번 컨설팅을 통해 객관적 외부 데이터를 활용한 평가기준을 체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RFP에 따르면 신용평가에는 ESG 정보와 환경·사회 관련 평가항목이 반영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당국이 마련 중인 ESG 공시 정보를 활용하고 환경 부문에서는 차주의 탄소중립 정책과 좌초자산을, 사회 부문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여부 등을 평가요소로 반영하는 방안이 담겼다.
새로 구축되는 신용평가체계의 경우 국내외 일반 기업뿐 아니라 프로젝트금융 등 특수금융과 비정형 차주 평가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수은 관계자는 “ESG 관련 외부 정보를 비재무평가에 반영해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반영 방식과 세부 평가 체계는 컨설팅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은 수은의 중장기 ESG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수은은 2030년까지 친환경 여신 155조 원 이상, 사회적 여신 65조 원 이상 공급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ESG 요소를 여신심사 과정에 체계적으로 반영함으로써 정책금융 집행의 정합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수은의 신용평가모형에 ESG 요소가 반영될 경우 차주의 ESG 대응 수준이 금리나 여신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SG 업계 관계자는 “ESG 요소가 신용평가에 반영되면 기업의 비재무 리스크가 보다 체계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향후 금리나 여신 조건 등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