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진단 속도를 단축해 치료 지연을 줄이고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의료비 절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배웅 숨빗AI 대표는 최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판독문 초안 자동 생성 기술을 앞세워 의료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의료비 절감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숨빗AI는 이달 초 세계 최초로 생성형 AI 기반 의료기기 ‘에어리드-씨엑스알(AIRead-CXR)’을 허가받으며 주목받았다.
이 제품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생성형 AI로 분석해 예비 소견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디지털 의료기기다. 흉수·기흉·폐부종·폐결절·심장비대 등 57종의 이상 소견을 분석해 텍스트 형태의 판독문 초안을 제공하고 영상 소견 해석까지 수행한다.
세계 최초 사례인 만큼 허가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존 의료 AI는 병변 탐지 정확도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지만 생성형 AI는 자유로운 문장 형태의 판독 결과를 어떻게 검증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식약처와 함께 문헌을 검토하며 평가 기준과 임상 설계를 새롭게 정립했다”며 “2022년부터 가이드라인 마련과 임상 준비를 시작해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했다. 의료 영상 분야에서 생성형 AI로 허가를 받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숨빗AI 기술의 핵심은 ‘판독문 초안 자동 생성’이다. 기존 AI 솔루션이 특정 병변을 표시하는 데 그쳤다면 이 제품은 영상 전체를 분석해 의료진이 작성하는 수준의 판독문 초안을 제시한다. 배 대표는 “기존에는 AI 결과를 참고해 의료진이 판독문을 다시 작성해야 했지만 이제는 초안을 기반으로 확인만 하면 된다”며 “판독 속도를 높이면서 정확도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의료 현장에서의 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 특히 영상 촬영 이후 판독 결과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배 대표는 “응급실에서는 판독 지연이 치료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령화로 촬영 건수는 늘어나는데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충분히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초안 제공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숨빗AI는 약 1400만 건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개발했다. 국내 대학병원뿐 아니라 해외 의료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가명화·익명화 절차와 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와 데이터심의위원회(DRB) 심사를 거쳐 데이터 품질과 보안을 관리했다. 또한 데이터 접근 권한을 제한하고 관련 교육을 이수한 인원만 원본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통제하는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숨빗AI가 구상 중인 수익모델은 구독제다. 병원별 촬영량과 활용 목적에 따라 차등 요금을 적용하는 티어 구조를 도입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제품 도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4월 첫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직접 영업을 진행한 뒤 현장 평가를 바탕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양한 영상 모달리티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는 CT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며 미국 시장 진출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배 대표는 “CT는 데이터 수집을 마쳤고 알고리즘 학습 단계에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에어리드 CXR의 업그레이드 버전의 허가도 도전한다. 배 대표는 “업그레이드 버전은 올해 허가 신청이 목표다. 이 제품은 단순 데이터 기반을 넘어 병원의 실제 진료 환경을 반영한 판독문을 제공하는게 목표"라며 “수술과 검진 등 각 상황의 목적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휴먼 레벨”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본격화되는 생성형 의료 AI 시장에서 핵심은 결국 ‘제품력’이라는 판단이다. 배 대표는 “의료진은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제품만 선택한다”며 “임상적 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제품력으로 승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숨빗AI가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휴먼 레벨 AI’다. 배 대표는 “전 세계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의의 동료 역할을 하는 AI를 통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해 궁극적으로 의료비 절감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