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새벽, 일본 교토부 남부의 조용한 마을 난탄시 소노베초. 24일간 이어졌던 한 어린 생명의 실종 사건은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끝이 났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교토부 경찰은 이날 아침, 실종된 아다치 유키(11) 군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아버지 아다치 유우키(37)를 긴급 체포했는데요. 그는 “내가 한 짓이 맞다”는 짧은 자백으로 유키 군의 무사 귀환을 바랐던 이들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3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유키 군은 종업식을 하루 앞두고 있었는데요. 아버지 유우키는 당일 오전 8시께, 학교에서 약 200m 떨어진 지점에 아이를 차로 배웅했다고 주장했죠. 그러나 유키 군은 그날 등교하지 않았는데요. 오전 8시 30분께 담임 교사가 유키 군의 부재를 확인했고 11시 50분께 어머니에게 연락이 닿으면서 실종 사실이 드러났죠.
아버지는 정오 무렵 직접 경찰에 신고를 접수하며 ‘아이를 잃어버린 당황한 부모’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에는 부모의 강력한 요청으로 유키 군의 얼굴 사진과 당시 복장이 공개되며 수색은 전국 단위로 확대됐는데요. 교토부 경찰과 소방, 자원봉사자 등 연인원 950여 명이 투입된 대규모 수색이 이어졌지만, 수사는 난항을 겪었죠. 아이의 흔적이 마지막 목격 지점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잇따라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9일, 학교에서 서쪽으로 약 3km 떨어진 산속에서 친척에 의해 책가방이 발견됐고요. 이어 12일에는 남서쪽 6km 지점에서 유키 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운동화가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인 13일 저녁, 운동화 발견 지점에서 다시 4km 떨어진 남쪽 산림에서 유키 군은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발견 당시 유키 군은 신발을 신지 않은 상태였으며 시신은 농도 인근 잡목림 사이에 숨겨져 있었죠.

이번 사건이 일본 사회에 던진 충격의 핵심은 피의자이자 아버지인 유우키의 철저한 이중성에 있는데요. 교토부 내 전기기계 관련 업체에 근무하던 그는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성실하고 모난 데 없는 사람”으로 평가받아왔습니다
실종 기간 그의 행보는 치밀했는데요. 수색 현장에서 만난 소방대원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그는 매번 허리를 숙이며 “우리 아이 때문에 신세를 지게 됐다”, “부디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는 등 예의 바른 부모의 모습을 보였죠.
또 아들이 발견되기 전까지 수색 상황을 꼼꼼히 확인하며 수사팀에 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는데요.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시간 벌기’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부 매체 보도를 통해그가 유키 군의 친부가 아닌 계부였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가정 내부 갈등이 범행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죠. 수사 당국은 실종 직전 가족 내에서 특이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망을 좁힌 결정적 단서는 우유키의 진술과 배치되는 ‘모순’이었는데요. 우선 아버지가 아이를 내려줬다고 주장한 오전 8시 전후, 학교 인근 방범 카메라(CCTV) 어디에도 유키 군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통상적인 등교 동선을 고려할 때 아이가 모든 카메라를 피해 이동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수사팀 판단이었죠.
유류품 상태 역시 의심을 키웠습니다. 지난달 29일 발견된 책가방(란도셀)은 이미 수색대가 한 차례 지나간 지점에서 발견됐지만, 실종 기간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젖거나 오염된 흔적이 거의 없었는데요. 수사 도중 누군가 의도적으로 옮겨 놓았다는 의문이 강하게 들었죠. 지형적 정황도 석연치 않았는데요. 책가방과 신발, 시신이 각각 수 킬로미터 떨어진 산악 지형에서 발견된 점은 11세 아동이 맨발 상태로 이동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점을 종합해 지리에 익숙한 면식범이 차량을 이용해 유류품과 시신을 분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는데요. 이후 아버지가 사용한 차량의 GPS 기록과 통신 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유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죠.

16일 오전 10시 교토부 경찰 수사본부의 공식 발표가 나왔습니다. 시체 유기 혐의로 체포된 유우키가 체포 전 임의 조사에서 “내가 아이를 죽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확인됐는데요. 이로써 유기를 넘어 사망 과정에도 관여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수사 결과 범행 정황도 보다 구체화 됐습니다. 용의자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23일부터 시신이 발견된 13일까지 약 3주 동안 유키 군의 시신을 시내 여러 장소로 옮기며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앞서 발견된 책가방(서쪽 약 3km)과 신발(남서쪽 약 6km)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확인된 점 역시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수사팀은 이를 수색을 혼란하게 만든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부검 결과에서는 눈에 띄는 외상이 확인되지 않아 사인은 불명으로 판정됐지만, 수사본부는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죠.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직후인 지난달 23일 정오 무렵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며 직접 신고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해당 신고가 상황을 위장하기 위한 행동이었을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죠. 현재 수사는 용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망 경위와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집중되고 있습니다.
유키 군의 시신이 발견된 난탄시 소노베초의 산림 입구에는 차가운 빗속에서도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초콜릿과 음료, 국화꽃이 놓였고, 한 시민은 “믿기 어렵다”며 눈물을 보였는데요. 친구들과 학교 관계자들은 “밝고 다정한 아이였다”고 유키 군을 기억하며 충격에 빠진 상태죠.
일본 사회가 느끼는 배신감은 단순히 ‘범인이 잡혔다’는 안도감을 넘어서는데요. 연인원 950여 명의 수색 대원이 험한 산길을 헤매는 동안,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넨 계부. 그가 보여준 정중함은 유키 군을 찾기 위한 간절함이 아니라, 자신의 범행을 완벽히 은폐하기 위한 ‘악마의 연기’였음이 드러난 셈인데요.
양아들을 살해하고, 24일간 일본 전체를 기만한 이 비정한 아버지. 이제 사법 판단을 앞두고 있는데요. 일본 사회에서도 엄정한 법의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