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개 사업장, 9월 말까지 기존 요금 적용 유예
봄·가을 주말 낮 시간대 ‘전기차 반값 충전’ 도입

16일부터 전력 공급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 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5.4원 내리고 전력 수요가 몰리는 저녁 시간대 요금은 평균 5.1원 높이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이 본격 시행된다.
정부는 이번 전기요금 개편으로 전력 소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산업계의 비용 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16일부터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적용 대상은 국가 전력 소비의 약 46%를 차지하는 대규모 사업장용 '산업용(을)' 전기요금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하루 중 요금이 가장 비싼 ‘최대부하(최고요금)’ 시간대를 낮에서 저녁으로 옮긴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평일 낮 11시부터 15시까지 적용되던 최대부하 구간이 ‘중간부하’로 변경되면서, 전력량 요금 단가가 kWh당 평균 15.4원 저렴해진다. 반면 기존에 중간부하가 적용되던 저녁 18시부터 21시까지는 최대부하 구간으로 상향돼 요금이 kWh당 5.1원 비싸진다.
정부는 이번 요금제 개편으로 산업용(을) 고객의 약 97%에 해당하는 3만8000여 개 사업장의 전기요금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시간대별 전력 소비 패턴에 따라 혜택의 체감도가 크게 달라진다. 가령 주말이나 심야 야간 근무 없이 평일 주간(오전 9시~오후 18시)에만 공장을 가동하는 중소기업이라면 야간 요금(경부하) 인상의 타격은 전혀 받지 않고 낮 시간대 요금 인하 혜택만 온전히 누릴 수 있어 kWh당 무려 16~18원의 요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나아가 기업이 기존 평일 저녁 조업을 50% 할인이 적용되는 봄·가을 주말 낮 시간대로 조정할 경우 요금 절감 폭은 극대화될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철강, 화학 등 공장을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해야 하는 이른바 ‘장치 산업’ 업종은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원주 기후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시뮬레이션한 결과 24시간 연속 공정의 특성상 드라마틱한 인하 효과는 없었지만 업종 평균적으로 킬로와트시(kWh)당 약 1.4원의 요금 인하 효과가 확인됐디"며 "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리더라도 이번 개편안이 요금 상승 폭보다 하락 폭을 더 크게 설계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업계의 전체적인 요금 부담은 경감된다"고 밝혔다.
산업용(을) 외의 산업용(갑)Ⅱ, 일반용(갑)Ⅱ, 일반용(을), 교육용(을) 등은 올해 6월 1일부터 개편안이 적용된다.
정부는 새로운 요금 체계에 적응하기 위해 조업 시간을 변경하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등 추가 준비가 필요한 기업들을 위해 적용 유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유예 신청을 받은 결과 총 514개 사업장이 접수를 마쳤다.
유예를 신청한 기업들은 올해 9월 30일까지 기존 요금제를 그대로 적용받으며 5.5개월간의 적응 기간을 갖게 된다. 별도의 전용 요금제가 신설되는 것은 아니며 유예 기간이 끝나는 10월 1일부터는 개편된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가 일괄 적용된다. 정부는 유예 기간 동안 해당 기업들이 자가 발전 시설을 확충하거나 전력 소비 패턴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 요금 또한 이번 개편의 수혜 범위에 포함됐다. 전력 공급 여력이 충분한 봄(3~5월)과 가을(9~10월) 주말 및 공휴일의 낮 시간대(11시~14시)에 충전할 경우 전력량 요금의 50%를 할인해 주는 이른바 ‘반값 충전’이 도입된다.
당장 18일 토요일부터 기후부와 한전이 운영하는 전국 1만3000여 개의 공공 급속충전기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후부 공공 급속충전기 기준으로 토요일에는 kWh당 48.6원, 공휴일에는 42.7원이 각각 할인된다. 아파트나 직장 등에 설치된 9만4000여 개의 자가 소비용 충전기 소유자도 한전에 신청할 경우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부는 민간 충전 사업자들도 이번 주말 요금 할인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와 독려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