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제안 ‘AI 창업자’ 소환…SK, 패기·도전 DNA로 73년 다시 묶었다

입력 2026-04-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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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최종현 선대회장 AI 영상 제작…구성원 전사 공유
전쟁 폐허→석유·통신·반도체까지…성장 서사 재구성
사료 3000여 건 학습…AI가 스토리·영상 전 과정 수행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과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SK그룹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된 영상에서 인공지능(AI)으로 재현된 최종건 창업회장(왼쪽)과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수펙스추구협의회)

SK그룹이 창립 73주년을 맞아 창업세대의 메시지를 인공지능(AI)으로 재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제안한 프로젝트로 ‘패기와 도전’의 기업 DNA를 조직 전반에 재확인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 대응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SK그룹은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어록과 경영 일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5분 분량의 AI 영상을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미디어월과 사내방송을 통해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영상은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선경직물 공장을 재건하는 장면에서 출발해 섬유·석유·이동통신·반도체로 이어지는 그룹 성장사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했다. 창업 초기 ‘재건 서사’부터 대규모 투자 결단,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까지 핵심 분기점을 압축해 담았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영상에서 “할 수 있고 해야 되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강조하며 나일론 사업 진출과 ‘닭표안감’ 흥행, 워커힐호텔 인수 등 주요 결단을 회고했다. 전후 산업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도 공격적 투자로 돌파한 기업가 정신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이다.

이후 경영을 이어받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기업가는 10년을 내다봐야 한다”며 석유화학과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통한 수직계열화 전략을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도 중장기 관점에서 사업을 재편한 판단이 현재 SK의 핵심 사업 구조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 결정은 오늘날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핵심 분기점으로 제시됐다. 시장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인수에 나선 결정이 결과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중심 그룹으로의 체질 전환을 이끈 사례로 재조명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태원 회장이 “AI를 활용해 창업세대의 패기와 지성 DNA를 구성원과 공유하자”고 제안하며 추진됐다. 단순 기념 콘텐츠를 넘어 조직 내 메시지 전달 방식을 AI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SK는 과거에도 창업세대 기념 영상을 제작했지만 컴퓨터 그래픽이나 배우 재연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는 AI가 사료 학습부터 스토리 구성, 음성 합성, 영상 제작까지 전 과정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영상 제작에는 사사와 선대회장 저서, 육성 녹음 3000여 건으로 구성된 ‘선경실록’ 등 축적된 기록이 활용됐다. 텍스트·음성 데이터를 통합 학습해 인물의 화법과 메시지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최 회장은 해당 영상을 시청한 뒤 “영상과 음성의 정확도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1~2년 뒤면 기술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AI 기술 고도화 속도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드러냈다. SK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AI 기반 콘텐츠 활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부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브랜드 스토리텔링, 인재 교육 등으로 적용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두고 “AI를 활용한 기업 문화 재정립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디지털 전환을 넘어 ‘조직 정체성 전달 방식’까지 바꾸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에서 반도체까지 이어진 성장 서사가 이제 AI로 확장되고 있다”며 “창업세대의 정신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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