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21시간 만에 끝났지만, 이를 곧바로 '결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협상 자체보다 더 주목할 대목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카드와, 그에 따른 유가 급등 가능성이다. 전문가는 미국이 실제로 봉쇄에 나설 경우 이란보다 미국과 세계 경제가 더 큰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13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미·이란 협상과 관련해 "JD 밴스 미 부통령은 협상이 끝난 뒤에도 '결렬'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흐름으로만 보면 상황이 아주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처음부터 미국은 밴스 부통령을, 이란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보내고, 21시간 동안 세 차례 회의를 이어갔다는 것 자체가 합의 의지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꺼내든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카드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압박 카드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카드를 쓰면 이란은 더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며 "유가는 더 급등하고 세계 경제 충격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지금 일방적으로 항복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쪽은 미국"이라며 "이란은 이미 잃을 것을 대부분 잃었기 때문에 더 막나가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의 '이란 승리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조 위원은 "이란이 이긴 것은 아니다"라며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미국의 약점을 붙들고 있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모두가 패자"라고 정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이 갈수록 의회 승인, 반전 여론, 유가 상승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협상 성패는 결국 핵 문제에 달렸다고 봤다. 조 위원은 "핵과 우라늄 농축 문제가 본질"이라며 "이란은 농축 권한을 포기하기 어렵고, 미국도 이를 허용하면 전쟁 명분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이에 "결국 휴전 기간은 늘어나고 협상도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양측이 처음부터 최고위급 인사를 보낸 만큼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