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AI 데이터센터 돌리려다 정전 나겠네

입력 2026-04-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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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제경제부 부장

전력 수요 대응 나선 주요 AI 선진국
AI 데이터센터 전기 수요 4배나 빨라
자가 전력망 확보 위한 입법안 절실해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패권을 좌우할 것이라고 합니다. 더 빠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촘촘한 패키징, 거대한 서버 팜이 미래를 가를 것이란 이야기지요.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올해 봄 우리 산업은 조금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데요. 칩이 아무리 많아도 전기가 모자라면 AI 데이터센터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결국 반도체 못지않게 중요한 자원이 전력이라는 뜻입니다. 반도체가 AI 시대의 왕관이라면 전기는 그 왕관을 떠받치는 왕좌인 셈이지요.

지난해부터 글로벌 주요 국가가 AI 시대를 앞두고 하나둘 전력망 확충에 나섰습니다. 칩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것처럼 충분한 전력망을 얼마나 갖추었는지가 관건이지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2년 만에 수요가 약 4.5% 증가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데이터도 나왔습니다.

지금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연평균 15%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전기를 더 만들면 되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전력은 칩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이 아닙니다. 발전소를 짓는 데 시간이 걸리고 송전망을 잇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변압기와 개폐 장치, 배터리 같은 핵심 전력 장비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게 부족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2026년 미국에서 짓고 있는 데이터센터의 절반 이상이 장비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발전소를 지어도 문제입니다. 로이터통신은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미국의 화석연료 발전 비율이 향후 2년 사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 확충으로 이제 도저히 수요를 따라갈 수 없는 지경입니다. 미국 네바다주 최대 전력회사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전체에 필요한 전력의 세 배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다시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 확대를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미래 AI 시대를 대비해 재래식 발전을 확대하는 형국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사정도 살펴야 합니다. AI 경쟁력을 말하면서 정작 전력망과 송전 인프라, 냉각수와 백업 전원, 지역 반발 문제 등은 논의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어렵사리 칩을 확보했다 해도 자칫 데이터센터를 돌릴 전기가 없어 걱정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더 값싼 전기, 더 안정적인 전기, 더 빨리 연결되는 전력을 확보한 나라가 AI 생산 기지와 관련 투자를 끌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요 외신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AI 확산 영향으로 2030년 반도체 산업과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2023년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해마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8월이면 전력 예비율과 제한 송전 등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해결할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일례로 해외 주요 기업은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확보하고 나섰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SMR 수출을 추진하고 공동연구와 공급망 참여 등을 진행 중이지만 정작 우리나라 안에서는 아직 상용 인허가 단계에 진입하지도 못했습니다. SMR 관련 규제 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사업 추진의 속도와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AI를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소비하는 나라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반도체 지원을 넘어 전력 인프라 확대와 인허가 체계의 효율적인 개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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