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쇼크에 비료·사료값 들썩…농축산물 물가 압박 [밥상물가 덮친 중동 쇼크]

입력 2026-04-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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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요소·천연가스·해상운임 급등…국제 곡물시장도 출렁
비료·사료 7월까지는 방어…8월부터 농축산물 생산비 부담 본격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여수 남해화학 점검…추경 통한 가격 보전·원료구입자금 확대 추진

▲중동 쇼크에 뛰는 비료·원료 가격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중동 쇼크에 뛰는 비료·원료 가격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가 비료와 사료 시장을 동시에 흔들며 대표적인 '밥상물가'인 농축산물 가격 전반을 자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요소와 천연가스, 해상운임이 함께 뛰고 국제 곡물가격까지 들썩이면서 비료 가격 상승은 농산물 생산비를, 사룟값 인상은 축산물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정부는 비료와 사료 모두 7월까지 수급을 방어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만큼 가격 부담이 본격화할 가능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비료 수급 차질 영향으로 올해 2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전 분기보다 6.4% 상승할 전망이다. 비료 공급 불안으로 재배 면적이 줄어들 수 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바이오연료 수요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비료 가격은 이미 가파르게 뛰고 있다. 지난달 중동 지역 요소 수출가격은 t당 670달러로 전월보다 38.1%,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2.3% 상승했다. 세계질소비료지수도 전월보다 35.2%, 전년 동월보다 168.6% 올랐다. 비료 원료인 천연가스 선물 가격 역시 메가와트시당 53유로로 전월보다 62.4%,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4% 상승했다. 질소계 비료 생산의 핵심 원재료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비료값 인상 압력을 키우는 셈이다.

곡물시장도 즉각 반응하고 있다. 지난달 콩 선물 가격은 t당 430달러 수준으로 전월보다 4.2%,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올랐다. 대두유 선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4.2%, 팜유는 11.7% 각각 상승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전월보다 2.4% 올랐다.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농가가 비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투입이 적은 작물로 재배를 바꿀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내년 식량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료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양계·양돈용 등 축종별 사료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당 597원에서 올해 2월 615원으로 3.0% 상승했다. 미국에서 일본까지 옥수수 선적료는 전쟁 이전 t당 25달러 수준에서 최근 47달러까지 뛰었고, 사료 주원료인 대두박 가격은 연초보다 8.3%, 옥수수는 3.4% 각각 상승했다. 일부 업체는 이미 4~5%가량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올해 8월부터 수급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7월 말까지 사용할 물량은 기존 계약분으로 방어가 가능하지만 이후 도입 물량부터는 유가와 환율, 해상운임 상승분이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커서다. 사료비가 축산물 생산비의 40~60%를 차지하는 만큼 한우와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에도 추가 인상 압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5일 전남 여수시에 있는 남해화학을 찾아 비료 원료 수급 동향과 비료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5일 전남 여수시에 있는 남해화학을 찾아 비료 원료 수급 동향과 비료 생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는 비료 수급 관리와 농가 부담 완화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전남 여수 남해화학을 찾아 비료 원료 수급 동향과 생산 현황을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주요 비료업체와 농협 재고를 점검한 결과 비료는 7월까지 안정적으로 공급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비료 업체들은 3월 요소 원자재 4만9000t을 추가 계약했고,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무기질비료 가격 보전 사업과 업계 원료구입자금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급 안정 대책과 함께 표준 비료사용처방서 제공, 퇴·액비 활용 확대 등 적정 시비 정착도 병행할 방침이다.

송 장관은 “중동전쟁 상황 속에서 농업인에게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며 “농업계가 이번 위기 상황을 기회로 삼아 기존의 과다시비 관행을 구조적으로 전환하고 농업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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