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데이터 연계‧관리 시스템
‘렉시’ 전사적 도입…안착시켜
폐쇄형 AI ‘아이율’ 독자 개발
“AI 시대에도 변호사 길러내야
…법률산업 최대 자산은 사람”
“훌륭한 파트너, 고객 동반자”
“단순 대응 넘어 통‧종합 자문”
강석훈(사법연수원 19기) ‘법무법인(유한) 율촌’ 총괄 대표 변호사는 2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파르나스 타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해마다 10% 이상씩 고성장을 거듭한 결과 지난해 408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 매출 실적을 달성한 비결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법무법인(유) 율촌은 2018년 연간 매출액 2000억원을 돌파한 이래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지켜 작년 연매출 4000억원을 넘어섰다. 1997년 변호사 10명으로 시작한 사무실은 내년 창립 30주년을 일 년 가량 앞둔 지금 한국 변호사 570여 명과 전문가 300여 명 등 임직원 약 1300명이 함께하는 5대 로펌으로 자리매김했다.
강 대표 변호사는 “기업들이 대내외 각종 규제에 선제 대처하도록 다양한 산업 군에 걸쳐 깊은 이해와 복합적 시각을 갖춘 전문가 집단이 협업해 통합 컨설팅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로펌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법무법인 율촌은 △경영권 분쟁‧기업 승계 자문센터 △방산 우주항공 전략센터 △기술 수출입 통제 대응센터 △‘노란봉투’법 대응센터 등 산업 중심 전문센터를 구축했다. 성과는 곧 나타났다. 율촌은 신세계 그룹과 알리바바 그룹 합작투자 계약에서 신세계 측을 자문했다. 양사가 신설한 합작투자 법인 가치는 6조원 수준으로 현재 진행 중인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거래 규모다.
특히 네이버 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합병,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에코비트 인수,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폴란드 조인트 벤처(JV) 설립 등에서 법률 자문을 제공하며 대형‧복합 딜에 관한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임직원 1300명⋯대형화에 성공
‘6조원 M&A’ 대형‧복합 딜 강해
법무법인 율촌이 남보다 먼저 도전하는 퍼스트 프런티어 정신은 ‘렉시(LeXY) 시스템’에서 두드러진다. 율촌은 업무와 데이터를 하나로 묶는 렉시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도입‧안착시켰다. 이로 인해 내부 정보를 더 빠르게 공유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게 된 면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는 독자 개발한 폐쇄형 내부 인공지능(AI) 시스템 ‘아이율(AI:Yul)’을 본격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이율 서비스 개시로 인적 자원은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법률가 초청 포럼을 다녀온 강 대표 변호사는 해외 출장 내내 “AI가 변호사를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AI를 잘 활용하는 변호사는 활용하지 못하는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프로그램 문장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자체 AI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과 편의를 높이는 한편 AI 시대에도 훌륭한 변호사를 길러낸다는 사명은 변함이 없다”며 “AI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되 종속되지는 않게,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 정보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법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결국 사람”이라며 “역량 있는 주니어 변호사가 성장해 파트너가 되고, 훌륭한 파트너는 고객의 비즈니스 동반자가 된다”고 말했다. 로펌은 이러한 비즈니스 동반자를 육성해 다음 세대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게 강 대표 경영 철학이다.

미국‧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법원 핵심 부장판사 ‘3인방’ 영입…법조계 화제
율촌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정책 및 입법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자 인재 구성에 전념했다. 산업 정책‧통상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보유한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영입했다. 여기에 최성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과 최용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까지 합류함으로써 대관 역량을 보강했다. 보건복지부 제2 차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거친 강도태 고문 역시 기대를 모은다.
정보통신(IT)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국가정보원 차장을 지낸 윤오준 고문을 스카우트해 전문성을 제고했다. 공정거래 부문에선 공정거래위원회 시장 감시 총괄과장을 역임한 베테랑 이동원 고문이 율촌에 힘을 보탠다.
아울러 송무(訟務)를 비롯해 형사 전반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했다. 법원 부장 판사 출신으로 황의동‧권혁준‧오택원 변호사를 영입했다. 국회 파견 판사 경력이 풍부한 권혁준 변호사는 ‘재판 소원’ 태스크포스(TF)를 이끌 예정이다.
나아가 조남관 전 대검찰청 차장과 유진규 전 인천광역시 경찰청장, 송봉준 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부장 검사 또한 합세했다. 부장검사 출신 김승호 변호사는 게이오대를 장기 연수 다녀와 3년 동안 주(駐)일본 한국 대사관 법무 협력관으로 근무한 ‘일본통’이어서 국제 형사에 강하다.

강 대표 변호사는 “개정 상법과 ‘노란봉투’법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마저 더해져 국내 규제 기조가 고조되면서 기업 자문 수요가 확대되는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미국‧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시화 함으로써 기업들은 단순 대응을 넘어선 종합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6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0년 사법연수원 제19기 수료 △1998년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LL.M.) 수료 △1990~2006년 서울지방법원‧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 판사) △2007년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2016~2022년 기획재정부 부담금 심의위원회 위원‧세제발전 심의위원회 위원 △2024~2025년 국제조세협회 이사장 △2010년~ 현재 한국세법학회 고문 △2019년~ 현재 법무법인(유) 율촌 대표 변호사
박일경 기자 ekpark@‧박꽃 기자 pgo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