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WGBI 편입에도 '긴장'…실물 충격 전이 촉각

입력 2026-04-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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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부총리 "WGBI 편입으로 500억~600억달러 유입 기대"
고환율 장기화에 금융권 긴장…기업 부실 전이 가능성 촉각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나들며 금융시장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외환·금융시장 안정의 완충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대규모 해외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지만 금융권은 환율 급등이 기업 실적 악화와 대출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28.8원 내린 1501.3원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기대감에 더해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된 것이 훈풍을 불어넣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원화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나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국계 금융기관과 국고채 전문 딜러들은 WGBI 편입을 계기로 500억~600억달러 수준의 신규 자금 유입을 전망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번주 자금이 유입이 확인됐다"며 "자금 유입 상황을 점검하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걱정은 여전하다. 환율 상승은 단순한 시장 변수에 그치지 않고 외화 유동성 관리 부담, 환차손 가능성, 외화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고환율이 장기화할수록 금융안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수출입 기업들의 환리스크 관리 수요가 증가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실적 영향까지 함께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은 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지원을 동시에 떠안으면서 관리 부담이 크게 늘어난 국면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환율 급등의 영향이 금융권 내부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를 거쳐 다시 금융권으로 되돌아오는 ‘전이 경로’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고 있으며 일부 제조업체는 생산 차질이나 가동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수출기업 역시 글로벌 수요 둔화와 공급망 불안이 겹치며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이 같은 기업 실적 악화는 결국 금융권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금융사는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익스포저 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 상승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잠재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 대응에 들어간 것이다.

시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 부실이 늘어나고 이는 은행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진 뒤 결국 신규 대출이 위축되는 등 신용 경색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중소기업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충격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외화 유동성 등 시스템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권이 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소방수’ 역할까지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에서도 현장의 부담을 감안한 균형 있는 대응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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