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RG 지원 체감 부족”…국책은행 한계·시중은행 참여 주문

입력 2026-03-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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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중소조선사 RG 토론회 개최…현장선 발급 지연·한도 부족 여전
수주 회복에도 RG 병목 지속…산은·수은 “지원 확대”
무보 95% 보증에도 시중은행 RG 발급 소극적…당국 “인센티브 검토”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부터)허성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조선사 임원 및 국책은행 관계자 등과 함께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중소 조선소 RG 지원 확대 이후, 현장을 묻다' 토론회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민석 기자 mins@)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부터)허성무,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조선사 임원 및 국책은행 관계자 등과 함께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중소 조선소 RG 지원 확대 이후, 현장을 묻다' 토론회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민석 기자 mins@)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이 확대됐지만, 현장에서는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업계는 국책은행 중심 구조의 한계를 짚으면서도 시중은행 참여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31일 김원이·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중소 조선소 RG 지원 확대 이후, 현장을 묻다’ 토론회에는 대한조선, 케이조선, HJ중공업, 한국야나세 등 중소형 조선사 임원들과 국책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해 RG 발급 과정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RG는 선박 인도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조선소가 받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돌려주겠다고 보증하는 상품이다. 수주를 위해 사실상 필수적이지만, 발급이 늦거나 한도가 부족하면 계약과 건조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중소조선 RG 특례보증 비율은 2023년 70%에서 지난해 95%까지 높아졌고 지원 규모도 증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발급을 맡는 은행의 심사와 절차 때문에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책은행 역할 한계…“한도 부족·담보 부담·획일적 기준”

이날 조선업계는 국책은행이 중소형 조선사 RG 발급의 핵심 축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장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기명 대한조선 이사는 “현재 RG 발급 대기 건수가 13건인데 2029년까지 수주물량 대비 5억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게다가 무보와 시중은행이 연계되면서 실제 발급까지 4~5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 후 바로 RG가 나와야 하는데 시차가 발생해 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며 “절차를 줄여 발급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업게에선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RG 한도 부족을 지적했다. 유 대표는 “2021년 산업은행에서 받은 3억 달러 한도로는 배 가격이 오르고 수주량도 늘어난 현 시점에선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상 가동을 위해서는 더 많은 물량을 커버할 RG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수료 문제도 언급했다. 유 대표는 "2021년 산업은행 수수료율이 0%대였는데 지금은 상당히 올라 매출 대비 영업이익의 2%, 선가의 2%가 RG 수수료로 나간다"며 "제조업에서 영업이익 10% 남기기도 어려운데, 은행이 부담하는 위험 대비 이 수수료가 합당한지 따져달라"고 했다.

우영준 한국야나세 회장은 “RG 발급 시 150% 담보를 요구받아 실제 건조 자금이 묶인다”며 “RG발급 시 소형과 중형 조선소를 동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이 같은 토로에 국책은행은 지원 규모와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김일오 한국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2실장은 “중형조선사 3사(대한조선·케이조선·HJ중공업)에 대한 RG 지원 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며 “다만 산업은행이 중형조선사 RG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구조인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조선업 익스포저 확대가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실장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은행권 전체가 중형조선사 3사에 발급한 RG는 11억 달러 수준이며, 이 가운데 산업은행 발급액은 76%인 8억3800만 달러에 달한다.

박은수 한국수출입은행 팀장은 “올해 특례보증 확대가 이뤄지면 전체 보증 규모도 50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3개월 동안 1억30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지원이 더 확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래 재개를 위한 신용평가 등 절차로 시간이 걸렸지만 올해부터는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수주 단계부터 금융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면 발급 타이밍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RG발행 외면하는 시중은행…금융위 “인센티브 검토"

시중은행의 소극적인 태도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업계는 무보가 대부분의 위험을 보증하더라도 시중은행 실무자들이 남은 위험 부담과 사후 책임 문제를 이유로 RG 발급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찬 케이조선 대표는 토론에서 시중은행 역할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김 대표는 “지금 조선사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구조인데 금융권은 여전히 옛날 기준으로 보고 있다”며 “무보가 95%까지 보증을 서주는데도 시중은행이 나머지 5% 부담을 꺼린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에스크로 계좌와 외부 검증으로 과거와 같은 리스크 구조가 아니다”며 “문제는 금융권의 심리와 책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시중은행이 RG 발급에 나설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우 회장은 “무보 특례보증 확대 등으로 RG 지원이 늘었지만 정책금융기관 RG 한도만으로는 증가하는 수주 물량을 뒷받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시중은행도 실제 발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태석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시중은행이 RG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RG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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