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만든 ‘달러 블랙홀’...엔·달러 환율, 160엔 돌파

입력 2026-03-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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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 전쟁 후 2% 넘게 하락
주요국 통화 중 최악 성적
ICE달러지수, 1년래 최대 월간 상승폭

▲일본 도쿄에서 24일 한 시민이 환율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도쿄에서 24일 한 시민이 환율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전쟁이 격화하면서 강달러와 엔저가 가속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32% 상승한 160.31엔(약 1510원)을 기록했다. 160엔을 웃돈 것은 202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장중 한때 160.40엔에 육박했다.

엔화 가치는 이란 전쟁 후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달 2% 넘게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나타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100.4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상승 폭은 약 2.7%에 달해 이대로라면 약 1년 만에 월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금이나 미국 국채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마저 믿지 못하면서 자금을 대거 달러로 이동한 것이 컸다. 금은 전쟁 전부터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자 메리트가 없다는 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주춤하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엔화 명성도 퇴색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일본의 취약한 재정 상황과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도 엔화 가치 하락세를 가속했다고 CNBC는 지적했다. .

벤 에몬스 페드워치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란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포트폴리오 위험 완화 추세가 지속하면서 현금(달러)이 다시 유용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기 일본 재무상이 전날 “엔저를 막기 위해 결정적인 조치를 할 수도 있다”며 구두 개입을 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당국이 마지막으로 개입한 것은 2024년 7월로, 당시 환율이 161엔까지 오르면서 엔화 가치는 1980년대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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