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 =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미·이란 종전 협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WTI)가 하락하고 미국 10년물 금리도 내려가며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안정되는 흐름은 최근 시장을 압박했던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쟁이 4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종전 조건을 주고받으며 협상 국면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핵 프로그램 해체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을 포함한 조건을 제시했고, 이란 역시 전쟁 피해 배상과 해협 주권 인정 등을 요구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아직 양측 간 입장 차는 존재하지만, 협상 테이블이 가동되고 있다는 점 자체가 시장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이르면 28일 휴전 선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재조정된 점 역시 전쟁 완화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 외교 일정이 정상화되는 흐름은 글로벌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시키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증시 밸류에이션은 낮아진 반면,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월 한 달간 S&P500과 나스닥의 선행 EPS는 각각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PER은 과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는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로 주가가 눌린 반면, 기업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4월 이후 시장의 초점은 전쟁에서 실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IT 수요 회복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도 업종의 이익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전일 국내 증시는 휴전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으나 외국인이 장중 매도 전환하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코스피는 1.59%, 코스닥은 3.40% 상승했다. 장 초반 강했던 매수세가 중반 이후 약화된 것은 단기 급등 이후 차익실현 욕구가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향후 시장은 전쟁 완화 이후 정상화 흐름으로의 복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 지정학적 충돌 사례를 보면 이벤트 발생 이후 약 20거래일이 지나면 주가가 조정분을 상당 부분 회복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기적인 시각 유지가 필요하다.
수급 측면에서도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 3월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한 만큼 향후 매도 강도 완화 및 재유입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로 전환한 IT가전, 상사·자본재, 화학, 건강관리 업종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수급 관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전쟁 뉴스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중기적으로는 기존 상승 흐름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낙폭 과대 구간에서의 비중 축소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보다 유효한 대응이라는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