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미국 파병 요청 확인에 '함구'⋯"해상 TF 언급 가능성"

입력 2026-03-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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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오만 무스카트에 정박 중인 유조선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 오만 무스카트에 정박 중인 유조선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 작전에 참여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한국 외교·안보 당국은 ‘확인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파병 요청보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 참여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미국으로부터 파병 관련 공식 혹은 비공식 요청이 있었는지 질문을 받고 “답변드리기 참 곤란하다”며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전날 저녁 미국 요청으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미국이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에 나선 후 한미 고위 당국자 간 전쟁 관련 협의에 나선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파병을 압박해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백악관에서 12일(현지시간) JD밴스 미국 부통령, 13일엔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만났지만 파병 관련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 루비오 장관이 최근 중동정세 현황과 전망을 설명하면서 중동 지역 평화와 안정 회복을 위한 한국 측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장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제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국가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는 답변이 곤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 요청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15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의 통화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해상 태스크포스(TF)' 지지를 요청했다. 해상 TF가 어떤 성격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헤그세스 장관은 자위대와 함정 파견을 요청하지는 않았고, 해상 TF의 활동 내용에 대해 향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동맹국들 모아서 하나의 함대를 만들려고 할텐데 합동 작전을 할 수 있는 군 체제를 만들기 위해 일단 TF를 구성해 논의를 해야할 것"이라며 "TF 구성하자고 한국에도 요청이 왔을 수 있고 아직 안 왔으면 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외교장관 통화에서도 직접적인 파병 요청보다는 아직 성격이 모호한 ‘해상 TF’ 및 ‘항행의 자유’ 공동 성명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을 가능성도 일부 제기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지원 요청 관련 구체적으로 파악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군에 공식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답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상 TF의 성격 및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그런 단계에서 요청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게 곤란하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면서 “미측과 소통을 하면서 여러 요소와 정세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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