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도 로열층 배정?⋯재건축 소셜믹스 의무화 추진에 갈등 재점화 우려

입력 2026-03-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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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처분인가 연계 임대주택 공개추첨 추진
한강뷰 배치 두고 정비사업 현장 반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강 조망권을 둘러싼 임대주택 배치 기준 강화가 예고되며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사업성 저하 우려와 함께 ‘소셜믹스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이른바 '로열동·로열호'가 임대주택 몫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2일 정치권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임대주택 공개 추첨 의무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개정안 대안’의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9·7 공급대책의 후속 입법 조치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관리처분 이전 단계에 임대주택 공개 추첨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내용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공개 추첨 절차를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전에 완료하도록 제도가 구체화됐다.

개정안에는 용적률 완화 등 정비사업 특례를 적용받는 사업장이 건설·공급하는 국민주택규모 주택의 동·층·호를 공개 추첨 방식으로 선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시장·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공개 추첨 이행 여부를 확인한 이후에만 관리처분계획 인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 사실상 추첨을 완료하지 않으면 인가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공개 추첨 의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조항도 포함됐다. 법안이 공포되면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되며, 이달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9월부터 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 현행 제도상 명확한 제재 규정이 없었던 만큼 조합원 물량을 우선 확보한 뒤 임대주택을 배정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이번 개정안에 제재 조항이 포함된 것이다.

정부는 2018년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용적률 완화로 제공되는 국민주택규모 임대주택을 공개 추첨 방식으로 선정하도록 규정했다. 서울시는 2022년 ‘완전한 소셜믹스’ 정책을 도입해 동·층 분리 없는 임대주택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비업계에서는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며 반발이 이어져 왔다. 여의도 공작아파트에서는 ‘소유주가 손해 보는 재건축이 웬말이냐’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임대주택을 한강변 인접동에 배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가 보류된 바 있다. 제도를 우회 적용한 사례도 나타났다.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소셜믹스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적발돼 20억원 벌금을 납부했다.

정비업계에서는 한강 조망 여부에 따른 가격 격차가 커 사업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북구 한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는 같은 단지 내에서도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많게는 5억원 이상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며 “조합 입장에서는 한강변 고층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공급해 사업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임대주택이 의무 배치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양천구 목동 한 재건축 단지 조합 관계자도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 적용 과정에서 이미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 개정을 앞두고 재산권 침해를 우려하는 조합원 문의가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는 제도 취지와 시장 현실 간 괴리가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논의되는 소셜믹스는 사회 통합보다는 임대주택 물량 확보 성격이 강하다”며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사업 추진 속도와 참여 유인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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