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송두리째 흔드는 중증 원형탈모증…치료 접근성 개선 시급

입력 2026-02-25 10:19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미용’ 문제 전혀 아닌, 환자들의 일상과 사회생활을 되돌리고 삶의 근간 지키는 일”

(사진제공=Adobe stock)
(사진제공=Adobe stock)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작 치료 필요성이 높은 중증 원형탈모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1월 29일 보건복지부 실무진도 의학적 타당성과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급여화 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탈모를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바라보려는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탈모 급여화와 관련해 경증질환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설이 존재하는 한편 오히려 몇 년째 ‘사회적 생존’의 문제로 신약 급여화를 기다려온 중증 원형 탈모 환우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주로 호르몬성 남성 탈모 중심으로 급여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성 탈모와 달리 중증 원형탈모는 20~40대 남녀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큼 아토피 피부염,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 등 다른 면역질환을 동반할 위험도 크다. 그런데도 효과가 확인된 치료에 대한 접근성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원형탈모증은 면역계가 모발을 이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는 비정상적 면역반응으로 발생한다. 두피에 직경 1~5㎝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 탈모반이 하나 이상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탈모 부위가 전체 두피의 50% 이상일 경우 중증(severe) 원형탈모로 분류된다.

의학계에 따르면 원형탈모증 환자의 평생 정신과적 질환 유병률은 66~74%에 달하며, 우울증 평생 유병률은 38~39%, 범불안장애 유병률은 39~62% 수준으로 추정된다. 환자의 13~38.5%는 자살 사고 위험이 있으며 실제 자살 시도 가능성도 4.3%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발병 연령이 자아 형성과 사회활동이 활발한 20~30대에 집중되고 소아·청소년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삶의 질 저하 영향이 크다.

주현재 한국원형탈모환우회 회장(삼육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은 “원형탈모는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니라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명백한 자가면역질환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신약이 승인됐음에도 높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중증 원형탈모증을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어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기존에 권고된 치료제 역시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2023년 성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서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들은 삶의 질 개선이 가능한 환경이 마련됐다. 해당 치료제는 야누스키나제(JAK)1/2 신호 경로를 억제해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가진다.

그러나 치료제 등장 이후에도 환자들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 원형탈모 치료는 산정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한다. 특히 중증 환자의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잦은 병원 방문 부담 때문에 치료 지속이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원형탈모는 자연 회복이 쉽지 않고 재발률이 높은 질환이다. 첫 발병 후 1년 내 약 50%가 회복될 수 있지만 약 85%는 재발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두탈모나 전신탈모 등 중증 환자의 자연 회복률은 10% 미만으로 보고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원형탈모증은 조기 치료를 놓치면 회복이 어렵고, 정신적 손상도 깊어진다”며 “특히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들은 심리적 고통이 단순한 스트레스 차원을 넘어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20~30대 등 청년 환자들이 많은 만큼 중증 원형탈모 치료는 ‘미용’의 문제가 전혀 아닌, 환자들의 일상과 사회생활을 되돌리고 삶의 근간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미국 연준, 2회 연속 금리 동결...“중동 상황 불확실”
  • 유입된 청년도 재유출…제2도시 부산도 쓰러진다 [청년 대이동]
  • ‘S공포’ 견뎌낸 반도체…‘20만 전자‧100만 닉스’ 회복 후 추진력 얻나
  • 뉴욕증시, 금리동결에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하락 마감…나스닥 1.46%↓
  • AI 혁신의 역설…SW 기업, 사모대출 최대 리스크 부상 [그림자대출의 역습 中-①]
  • 분류기준 선명해졌다…한국 2단계 입법도 ‘자산 구분’ 힘 [증권 규제 벗은 가상자산 ①]
  • 단독 투자+교육+인프라 결합⋯지역 살리기 판이 바뀐다 [지방시대, 기업 선투자의 힘]
  • ‘K패션 대표 캐주얼’ 에잇세컨즈, 삼성패션 역량에 ‘Z세대 감도’ 더하기[불황 깨는 SPA 성공 방정식④]
  • 오늘의 상승종목

  • 03.19 10:47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5,542,000
    • -3.63%
    • 이더리움
    • 3,266,000
    • -5.14%
    • 비트코인 캐시
    • 675,000
    • -2.88%
    • 리플
    • 2,173
    • -3.25%
    • 솔라나
    • 133,900
    • -4.29%
    • 에이다
    • 406
    • -4.92%
    • 트론
    • 450
    • -1.1%
    • 스텔라루멘
    • 250
    • -3.1%
    • 비트코인에스브이
    • 22,100
    • -3.87%
    • 체인링크
    • 13,660
    • -5.86%
    • 샌드박스
    • 124
    • -4.6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