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많은 삼표시멘트ㆍ하림지주ㆍ서부T&D 등 자산주⋯급등락 속 ‘신기루’ 경고등

입력 2026-02-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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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복합개발사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면서 보유한 땅값이 시총보다 비싼 ‘땅 부자’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종목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주주 환원과 실적 뒷받침 없는 상승은 신기루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개발 이슈를 앞둔 자산주 대부분이 급등 또는 급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종목들의 올해 상승률(1월 2일~2월 10일)은 △삼표시멘트 +204% △하림지주 +47.58% △서부T&D +43.08% △동양고속 -21.58% △천일고속 -11% 등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이 착공을 앞두고 속도를 내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삼표시멘트 주가를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하림지주 역시 100% 자회사인 하림산업을 통해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물류·주거·업무 시설을 결합한 복합 단지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T&D의 경우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개발과 함께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 부지 등 주요 자산 가치가 2조7000억원대로 평가된다는 소식에 주가 역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최근 자산주 시장에 온기가 도는 건 수도권 도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발 활성화 기조와 프로젝트 리츠(REITs) 도입 등으로 오랜 기간 우량 부지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의 유휴부지 활용 유인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승 동력은 바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의 심리다. 자산주들은 보통 당장의 본업 수익성은 낮지만, 지금 당장 회사를 청산했을 때 남는 이익이 주가보다 훨씬 크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성장주나 테마주는 미래 가치에 대한 ‘내러티브’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자산주는 수치가 매우 명확하다”며 “불확실한 미래보다 확실한 현재 자산을 보고 안심하고 투자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로 동양고속과 천일고속은 지난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호재로 주목받으며 900% 가까이 폭등했으나, 올 들어 가파른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자산주들이 본업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동양고속과 천일고속 역시 업황 악화로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산 가치를 어떻게 주주 환원이나 본업 경쟁력 강화로 연결할지에 대한 청사진이 부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발 사업의 주체인 비상장 자회사의 이익을 어떻게 환원할 건지, 부지 개발 수익을 어디에 활용할지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 이행 방안을 제시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상호 연구원은 “자산주로 알려진 기업 중 주주에게 어떻게 환원할지 밸류업 공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기업이 주주들의 자본비용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자신이 있다면 수익을 본업에 재투자하고, 그렇지 않다면 배당 등을 통해 환원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보여줘야 하는데 대다수 기업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산주 투자는 수치상 절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어 쉬운 투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주 환원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단기 변동성만 커질 수 있어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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