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부터 한강버스, 감사의 정원 등 오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들을 향한 정부와 여당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정책 검증'과 '정치 공세' 프레임이 동시에 작동하는 양상이다.
1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 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날 국토교통부는 감사의 정원이 국토계획법상 도시관리계획·실시계획 변경, 개발행위 허가 등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고 도로법상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선행하지 않은 채 추진됐다며 공사 중지 명령 사전 통지를 했다. 같은 날 김민석 국무총리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서울시가 감사의 정원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다.
감사의 정원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아 조형물과 전시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상에는 높이 5.7~7m 수준의 조형물을 설치하고, 지하에는 기존 차량 출입구를 개보수해 미디어월 등 전시공간을 마련하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오는 4월 준공을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국토부가 제동을 걸 경우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을 디테일에 약간 문제가 있다고 공사를 중지시키겠다는 건 누가 봐도 과도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토부 조치에 대해 “기술적으로나 명분으로나 무리한 결정”이라며 “백번 양보해 절차에 미비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보완해서 하라는 게 상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시민에 의해 선택된 민선 자치정부인데 (정부가) 이런 식의 과도한 직권남용을 행사하면 시도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을 향한 정부와 여당의 공세는 최근 몇달 간 이어디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강 수상교통 사업인 ‘한강버스’ 사업이 꼽힌다.
한강버스 사업은 지난해 11월 잠실 선착장 인근에서 좌초성 사고가 발생한 뒤 행정안전부 주관 합동점검에 돌입, 120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과 국토교통위원들은 한강버스 운행 전면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는 89건을 조치했고 나머지는 3월까지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지난달 중순 민관 합동조사단을 꾸려 서울시가 개선했다고 밝힌 사항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됐는지를 재점검하는 등 압박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둘러싼 ‘세계유산영향평가(HIA)’ 논쟁도 진행형이다. 세운4구역 재개발은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고시하며 최고 높이를 기존 71.9m 수준에서 최대 145m로 완화한 뒤 국가유산청과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인허가 절차가 사실상 멈춰 서 있다.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권고를 근거로 세계유산영향평가(HIA) 등 추가 절차 이행을 요구하며 브레이크를 걸었고, 서울시는 의무 대상 여부와 기준이 불명확한 요구라며 맞서면서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합심의 일정과 후속 실시계획·사업시행 인가 등 핵심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해 장기 표류했던 세운지구 사업이 올해 들어서도 갈등만 커지고 진척은 더딘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 공급을 둘러싼 충돌도 겹쳤다. 정부는 1·29 대책을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가구 공급을 발표했으나, 서울시는 기반시설 부담 등을 이유로 최대 8000가구가 적정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일방 발표”라고 반발했다. 서울시는 국토부와 주거비율을 30%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의해 왔는데, 정부안은 이를 40%로 높여 국제업무 기능 훼손과 학교·교통 등 기반시설 부담을 키운다는 주장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오 시장은 “서울시는 실무를 처리하는 입장에서 정부에 양보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실제 서울시가 해낼 수 있는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