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확인된 ‘정상화’…급락의 본질은 차익실현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시가총액 280조 원 이상을 회복하며 급락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전날 대규모 매도 속에 줄어들었던 시총이 단기간에 되돌아오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구조적 위기보다는 차익실현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은 4372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4091조원에서 하루 만에 약 281조 원이 불어나며 지난달 30일 기록한 전고점(4318조원)을 넘어섰다. 전날 장중 급락으로 약 230조원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감소 폭을 웃도는 규모가 복원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된 케빈 워시 변수 하나로 보지는 않는다.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이력이 변동성을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하락의 근본 원인은 이미 누적돼 있던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된 데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전날 국내 증시가 장중 5% 넘게 급락한 직접적인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했다는 소식이었다. 과거 양적완화에 비판적인 워시의 성향이 부각되며 긴축 기조 우려가 확산됐고 위험 회피 심리가 단기간에 증폭됐다.
여기에 더해 증권업계는 조정의 성격을 수급 문제로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6년 1월 코스피가 역대급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차익실현 압력이 누적된 상태였다”며 “연준 의장 교체 이슈가 매도 타이밍을 앞당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위기 국면과의 차이도 분명하다는 평가다. 강세장의 종료는 통상 기준금리 인상 전환, 신용위험 확산, 주도 업종의 이익 사이클 둔화가 함께 나타난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는 이런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은 오히려 상향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채권시장과 외환시장도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8.9원 내린 1445.4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급등했던 환율이 하루 만에 되돌림을 보이며 원화 강세로 전환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도 시총 회복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000억원 넘게 순매수했고, 기관도 2조원 이상을 사들이며 반등을 주도했다. 환율 안정과 맞물린 수급 개선이 지수와 시총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변동성은 매파 정책 전환 우려라기보다 단기 조정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도 장 초반 1452.0원으로 출발했지만 낙폭을 확대하며 전날 급등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 이후 흔들렸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 제조업 지표 호조와 뉴욕 증시 반등을 계기로 진정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추세 붕괴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 이 연구원은 “강세장의 종료는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나 신용위험 확산, 주도 업종의 이익 사이클 둔화가 함께 나타날 때 확인된다”며 “현재로서는 이런 신호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