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어 루마니아서 2차전...한화에어로 레드백, 獨 또 제칠까

입력 2026-02-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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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兆 규모 루마니아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
루마니아 장관 "EU SAFE 기금 보다 높은 수준의 현지화 원해"
한화에어로, 현지 공장 착공…독일은 헝가리가 주요 생산 거점
2023년 호주서 독일 제친 레드백, 연승 거둘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유럽 우선주의' 장벽 앞에서 구매국들은 K-방산에 점점 더 높은 현지화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독일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루마니아 차세대 장갑차 수주전의 승패 역시 여기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루마니아에 유럽 지상방산 무기체계 생산 거점을 약속하며 일단 독일을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루마니아 정부가 노후화된 구소련제 장갑차(MLI-84M) 교체를 위해 추진 중인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도입 사업이 올해 상반기 중 결론이 날 예정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Redback)'과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Lynx) KF41'이 최종 후보에 올라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오는 2031년까지 장갑차 총 246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며 규모는 약 4.8조~5조 원에 이른다. 루마니아 정부는 유럽연합(EU)의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EU SAFE 기금은 EU에서 제공하는 저금리 대출이다. 무기 구매 프로젝트 비용의 최소 65% 이상을 EU 또는 유럽경제지역(EEA) 내에서 조달해야 받을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이리네우 다라우 루마니아 경제부 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에 "EU SAFE 기금 기준보다 더 높은 70~80% 수준의 현지 생산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루마니아를 단순히 군사 장비를 조립하는 곳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루마니아 영토 내에서 실질적인 생산, 기술 이전 및 인력 개발을 보장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루마니아에 생산 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오는 2027년 가동이 목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최근 루마니아 국영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공장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차뿐만 아니라 레드백 장갑차까지 생산, 테스트, 통합, 유지보수하는 한화의 유럽 최초 지상방산 무기체계 전용 시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루마니아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도 진행 중이다.

반면 독일 라인메탈은 이미 지난 2023년 헝가리에 링스 전용 생산 시설을 개설하면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루마니아 정부로선 독일 라인메탈 링스가 최종 선정될 경우, 루마니아가 생산 거점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 라인메탈은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동유럽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루마니아에는 일부 조립이나 부품 생산 역할 등 부차적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라인메탈은 이미 2023년 호주 육군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LAND 400 Phase3) 사업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은 현지 생산 시설 건설, 기술 이전 등 높은 수준의 현지화 조건을 충족하며 라인메탈을 제치고 최종 선정됐다. 같은해 12월 호주 국방부와 약 3조 1500억 원 규모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루마니아는 폴란드 이후 동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가"라며 "이번 수주전이 K방산 입지를 시험하는 또다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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