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일라이 릴리에 내준 노보노디스크가 차세대 복합 주사제 카그리세마(CagriSema)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기존 블록버스터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뛰어넘는 3상 임상 성과를 공개하며, 비만치료제 시장 1위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2일(현지시간) 카그리세마의 3상 임상시험인 ‘REIMAGINE’ 결과를 발표했다. 노보노디스크는 해당 임상을 2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주 1회 투여, 68주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카그리세마가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과체중·비만 환자군에서 혈당과 체중 감소 모두 위고비 대비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카그리세마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와 아밀린 유사체 ‘카그릴린타이드’를 결합한 복합제다. 식욕 억제와 포만감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이중 메커니즘이 핵심이다.
임상결과 평균 당화혈색소(HbA1c)는 기저치 8.2%에서 카그리세마 투약군이 1.91%p 감소해 위고비(-1.76%p)를 웃돌았다. 체중도 68주간 14.2% 감소하며 위고비 투여군(10.2%) 대비 더 큰 감량 폭을 보다 달성했다. 치료 중단을 반영한 실제 효과 기준에서도 카그리세마가 위고비 대비 당화혈색소, 체중 감소 두 부분에서 모두 격차를 유지했다.
릴리에 비만치료제 시장 주도권을 뺏긴 노보노디스크에게 카그리세마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GLP-1·위 억제 펩타이드(GIP) 이중 작용 기전의 마운자로가 당화혈색소 감소율 2.1%p, 체중 감소율 약 15%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직접 비교 결과가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노보노디스크 역시 이를 의식하듯 카그리세마와 마운자로와의 직접 비교(head-to-head) 임상 결과를 이번 분기 내에 공개할 예정이다.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카그리세마는 강력한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를 동시에 입증했다”며 “아밀린 기반 병용 요법으로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유망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1월 초 경구용 위고비도 출시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인용한 IMS 데이터에 따르면 출시 2주차 기준 누적 처방 건수는 약 1만84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주사제 위고비(약 1600건), 마운자로(약 7300건)의 출시 초기 처방 실적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주사제 중심이던 비만 치료제 시장에 경구 제형이 본격 가세하며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세도 뚜렷하다. 글로벌 매출 기준으로 마운자로와 위고비는 모두 MSD(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넘어섰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한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마운자로 358억달러(51조8598억원), 위고비 356억달러(51조5701억원)로, 같은 기간 키트루다(315억달러)를 상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