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전장 경쟁력으로 고객 다변화

전기차 캐즘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보수적 투자 기조로 돌아선 가운데서도 현대모비스가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수주 확대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총 91조7000억 달러(약 13조2000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고 2일 밝혔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핵심부품 수주액 74조5000억 달러를 23% 웃도는 성과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전동화 부품 신규 수주 △고부가가치 전장부품 공급 확대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략을 조정하는 상황에서도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최근 수년간 선도기술 확보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한 결과, 해외 고객사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주 성과는 배터리시스템(BSA)과 차세대 전장부품 등 첨단 제품 포트폴리오가 견인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에도 공격적인 해외 수주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글로벌 수주 목표는 총 118억4000억 달러(약 17조1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30% 높은 수준이다. 핵심부품 수주 목표는 89조7000억 달러로, 여기에 대규모 모듈 수주까지 더한 수치다.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전동화 핵심부품과 모듈 수주가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북미와 유럽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고객사 2곳으로부터 각각 배터리시스템(BSA)과 섀시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구체적인 고객사명과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수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동화와 모듈 부문 수주는 장기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BSA와 섀시모듈은 생산시설과 물류시스템 구축이 동반돼 10~20년 이상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현대모비스는 2005년 크라이슬러(현 스텔란티스)에 섀시모듈을 공급한 이후 20년 가까이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전장부품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현대모비스는 또 다른 북미 메이저 고객사로부터 첨단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 제품을 수주했고, 한 세단 전문 브랜드에는 사운드시스템 추가 공급을 확정했다. 차세대 HMI는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1등 제품으로 육성 중인 주력 전장부품으로, 경쟁사 대비 앞선 기술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HMI는 사람과 자동차간의 통신을 통해 각종 주행정보를 제공하는 표시장치다.
사운드시스템 역시 공급처를 고급 브랜드로 확대했다. 해외 고객사들이 자국 브랜드 선호가 강했던 영역에서 기술 경쟁력으로 벽을 넘었다는 평가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고객사 다변화가 진행됐다. 제동·조향·안전부품을 중심으로 공급처를 넓혔고, 인도에서는 현지 브랜드 성장에 맞춘 맞춤형 부품 전략이 주효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로컬 전기차 브랜드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소싱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확보했다.
조재목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담당 전무는 “올해에도 불투명한 대외 환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동화와 전장 등 핵심부품 경쟁력을 앞세워 전년 실적을 뛰어넘는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