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방역 미흡 다수 확인…전국 일제 소독·환경검사까지 고삐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야생멧돼지 확산이 아닌 사람·차량·물품 등을 통한 인위적 유입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농장 차단방역 허점이 전국 산발 발생 국면에서 확산 위험을 키웠다는 정부 판단이 나왔다. 단일 원인이 아닌 농장 구조적 취약성과 기본 방역 수칙 미이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정부는 전국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방역 관리 이행 상황을 전면 점검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 16일 강릉에서 발생한 ASF 사례에 대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에 따르면 해당 농장은 대규모 사육농장으로 사료차량과 출하차량 등 출입 차량이 많았고, 농장 내 차량 이동 동선과 축사 간 돼지 이동 동선이 교차되는 방역상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여기에 출입자·출입차량 관리, 야생동물 차단 등 기본적인 차단방역 수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고정식 차량소독기 관리 부실로 하부 소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차량 출입통제 장치 미흡으로 소독 절차를 거치지 않은 차량의 농장 진입 가능성 △외부 울타리 및 퇴비사 방조망 관리 소홀로 야생조수류 접근 가능성 △축사 전실 미설치 및 종사자 소독 미흡 등이 주요 미흡 사례로 지적됐다. 검역본부는 이 같은 방역 취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염원이 농장 내부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전자 분석 결과도 인위적 유입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강릉·안성·영광 발생 바이러스는 국내 야생멧돼지에서 주로 확인되는 유전형과 다른 IGR-Ⅰ형으로,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 발생 사례와 동일한 유형으로 확인됐다. 중수본은 이를 근거로 야생멧돼지를 통한 지역 내 오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수본은 이번 중간 조사 결과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이미 시행 중인 ASF 방역관리 강화대책의 실제 이행 수준을 점검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국 일제 집중 소독주간(1월 27일~2월 8일) 운영 실적을 중점 점검하고, 돼지농장과 축산시설, 출입 차량·사람·물품 전반에 대한 소독이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한다. 농장 종사자 숙소와 의복·신발, 외부 반입 물품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아울러 2월까지 전국 모든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종사자 개인물품과 축산물, 퇴비사 등에 대한 환경 검사를 완료하고, 방역대 농장 등 위험농장에 대해서는 방역 실태 점검을 통해 미흡 사항을 개선하도록 할 계획이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강원과 경기 지역에 이어 전남까지 전국적으로 산발적 발생이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추가 발생이 없도록 가용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ASF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일제 집중 소독주간을 계기로 농장 주변 오염원 제거는 물론, 농장 내 숙소와 사람·물품까지 빠짐없이 소독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