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확장판’ HBF 잡아라…삼성·SK 차세대 AI 반도체 쟁탈전

입력 2026-02-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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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으로 이동한 AI, 낸드도 ‘대역폭 경쟁’
SK는 표준화, 삼성은 아키텍처 확장
“2038년 HBM 넘어설 수도”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전개돼 온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 고대역폭낸드플래시(HBF)로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속도와 저장용량을 동시에 충족하는 메모리 구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의 확장 개념인 HBF 기술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차세대 낸드 기반 메모리 개발 상황을 공개했다.

HBF는 낸드플래시를 HBM처럼 수직으로 적층해 대역폭을 확대한 구조다. D램 기반 HBM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기존 SSD 대비 데이터 접근 지연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비휘발성 특성을 갖는다. AI 추론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상시 보관하면서도 빠르게 불러와야 하는 환경에 적합한 메모리로 평가된다.

HBF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은 갈린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샌디스크(SanDisk)와 협력해 HBF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낸드를 적층해 대역폭을 확대한 ‘AIN B(HBF)’를 중심으로 HBM과 함께 배치해 AI 추론 환경에서 메모리 용량 부족을 보완하는 구조를 검토 중이다.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OCP(Open Compute Project) 행사와 기술 교류도 병행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AI 메모리·스토리지 아키텍처 재편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스토리지 행사에서 AI 인프라 요구사항을 고성능·고용량·발열 관리·보안으로 제시하며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하나의 계층으로 통합하는 접근을 소개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로직 설계·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차세대 낸드 기반 솔루션에서도 제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이 HBF를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스토리지 전반을 AI 추론 환경에 맞게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HBF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비교적 명확한 전망이 나온다.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앞으로 HBF가 AI 시대의 핵심 메모리반도체로 부상해 2038년이면 글로벌 시장 규모가 HBM을 넘어설 것”이라면서 “AI를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가 급증함에 따라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HBF의 중요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술적 과제도 함께 지적한다. 낸드 기반 메모리 특성상 데이터 처리 방식이 D램과 달라, 하드웨어 성능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HBF가 실제 AI 시스템에서 성능을 발휘하려면 데이터 접근 특성에 맞춘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시스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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