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장을 함부로 찍으면 안 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단순한 주의사항처럼 들리지만, 법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용현 법무법인 원 변호사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Q. ‘처분문서’란 무엇인가요?
A. 날인의 효력에 앞서 ‘처분문서’라는 개념을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처분문서란 ‘그에 의해 증명하려고 하는 법률상의 행위가 그 문서에 의해 이뤄진 것’을 의미합니다. 일상에서 가장 흔한 처분문서는 계약서로, 부동산 매매계약서나 임대차계약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흔히 말하는 “도장을 함부로 찍지 말라”는 말은, 정확히는 ‘처분문서에 도장을 함부로 찍으면 안 된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Q. 처분문서에 도장을 찍으면 어떤 효력이 생기나요?
A. 처분문서에 도장이 찍히면 민사소송법에 따라 해당 문서는 작성자의 의사에 따라 작성된 ‘진정한 문서’로 추정됩니다. 도장의 인영이 본인의 것임이 인정되면, 그 도장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날인된 것으로 추정되고, 이렇게 인영이 진정성립 되면 처분문서 전체 역시 본인의 의사로 작성된 것으로 강하게 인정됩니다. 즉 내 도장이 찍힌 계약서가 존재하는 경우, 해당 계약의 효력을 부인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Q. 서명과 도장은 법적 효력이 다른가요?
A. 서명과 도장은 모두 당사자의 의사를 증명하는 수단으로, 법적 효력 자체는 동일합니다. 다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입증의 용이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서명은 일정한 형식이 없고 매번 모양이 달라 실제 작성자를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도장은 실물이 존재하고 인영이 일정하다는 점에서 효력 입증이 비교적 수월합니다. 다만 도장 역시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증명 수단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Q. 인감도장과 일반 도장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형태나 내용에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감도장은 사전에 그 사람의 도장이라는 점에 대해 관청에서 확인을 한 도장이라는 점에서 날인을 한 사람이 추후 ‘나의 도장이 아님’을 부인하기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이나 아파트 계약서와 같이 공식적인 형태의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이처럼 차후에 계약의 성립과 관련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최근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통해 서명에도 인감증명서처럼 강력한 추정력을 부여해주는 제도도 생겼습니다. 다만 인감증명서의 경우 도장으로 현출되는 인영이 일정하다는 점 때문에 보다 강력한 효과가 있는 반면, 서명은 서명시마다 그 형태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인감증명서보다는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발급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인감증명서보다 쉽게 사용될 수 있어 활용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 한용현 ‘법무법인(유한) 원’ 변호사
한용현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행정법 전문 변호사로 법무법인 원 공공행정팀에서 활동 중이며, 행정 이외에도 기업의 인수·합병(M&A), 건설·부동산 관련 자문 및 소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