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부담에 수익성은 뒷걸음
노사 갈등·기술 전환 리스크 동시 부상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고율 관세와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도 사상 첫 ‘매출 300조 원 클럽’에 입성했다. 고부가 가치 차량 비중 확대와 미국 시장 점유율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여전히 미국발 관세 인상 여파로 수익성은 더 악화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25% 상호 관세 인상’도 예고하면서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리스크까지 겹쳤다. 노조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적용과 무인 공장 도입 등 신기술에 반발하면서다. 실적 오름세 가운데 관세·노사·기술 전환이라는 복합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며 현대차그룹의 올해 경영 환경은 한층 더 불확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29일 지난해 전체 매출액 186조2545억 원, 영업이익 11조467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5% 줄었다. 앞서 전날 실적을 발표한 기아는 지난해 매출액 114조1409억 원, 영업이익 9조78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300조39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현대차그룹의 매출액이 30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6% 감소해 20조54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매출에도 수익성이 하락했던 이유는 단연 미국 관세 인상이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관세 대응에 지출한 비용은 7조2000억 원에 달했다.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의 부담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실적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관세 부담 여전하지만, 예상보다 제한적인 가운데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판매 확대와 글로벌 판매 증가,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가 동시에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합산 판매 목표는 약 751만 대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HMGMA의 연간 생산 능력을 현재 30만 대 수준에서 2028년까지 50만 대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한편, 울산 신공장과 인도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글로벌 성장세를 이뤄갈 방침이다. 생산 효율성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은 바로 올해 초 ‘CES 2026’에서 선보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HMGMA에서 아틀라스 개념검증(PoC)을 진행하면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한참 성장세를 이어가야 할 시점에 노조라는 또 다른 리스크와 마주하게 됐다. 관세 부담을 감내하며 글로벌 생산·판매 확대 전략을 가속하는 국면에서 기술 전환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과 무인공장 ‘DF247(Dark Factory247)’ 추진 계획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사 합의 없이 계획을 강행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최근 사측의 행보를 보면 로봇 투입이 가능한 해외 공장으로 물량을 우선 이전한 뒤, 국내 공장은 유휴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며 “남은 국내 물량으로 생산 퍼즐을 맞춘 뒤 마지막 단계에서 자동화가 극대화된 신공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생산 현장에서 사람을 배제하고, 오로지 AI 기반 로봇만으로 운영할 수 있는 꿈의 공장을 구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로봇 도입이 고용 전반에 미칠 파장도 강하게 경고했다. 노조는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노사 합의 없는 신기술 도입으로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관세 대응과 글로벌 확장이라는 외부 리스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노사 간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생산 효율성과 기술 경쟁력 확보가 불가피한 흐름인 만큼 성장 국면에서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중장기 전략 추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