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비례대표 ‘3% 봉쇄조항’ 위헌…“소수정당 진입 가로막아”

입력 2026-01-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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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공직선거법 189조 1항 위헌 결정…7대 2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1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배분에서 이른바 ‘3% 봉쇄’ 조항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저지조항이 제도적으로 허용될 수는 있지만, 거대 양당 중심의 국내 정치 구조에서는 필요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가로막아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29일 군소 정당과 국회의원 선거권자 등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선고했다. 해당 조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거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만을 ‘의석할당정당’으로 규정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도록 하고 있었다.

헌재는 이 조항이 저지조항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는 그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저지조항은 군소정당 난립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경우 제도적 효용성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투표의 성과가치에 차등을 두어 사표를 증대시키고 선거의 비례성을 약화시키는 한편,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막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나 정부형태, 정당 및 선거 제도 등을 종합해 볼 때 저지조항을 통해 소수정당을 배제시킬 필요성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군소정당이라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하지 않는다면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할 합리적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특히 거대 양당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정치 구조를 짚었다. 헌재는 “저지조항은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기보다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의 세력만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지역구 중심의 소선거구제, 전체 300석 중 46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비중, 위성정당 출현 등도 함께 고려 요소로 제시됐다.

헌재는 “비례대표 의석 비율이 낮아 전체 국회의원 선거 결과가 실질적으로 지역구 의석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에서는 저지조항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국회 기능이 마비될 우려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저지조항은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표로 만들어 투표가치를 왜곡하고 선거의 대표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에 따라 헌재는 공직선거법 제189조 제1항 전체를 위헌으로 선언했다. 비례 득표율 요건과 지역구 5석 요건이 선택적으로 결합된 구조에서 일부만 남길 경우 오히려 봉쇄 기준이 강화돼 입법자의 의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회변혁노동자당의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기본권 침해의 직접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했다.

이번 결정으로 정당 득표율이 3%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수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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