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공휴일 지정 등 비쟁점법안 90여건 처리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반도체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상시 관리·지원하는 법적 틀이 처음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주52시간제 특례 등 핵심 쟁점은 빠져 실질적 경쟁력 제고 효과를 위해서는 후속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제헌절(7월 17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민생·비쟁점 법안 90여 건도 함께 의결됐다.
반도체특별법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규제 강화, 각국의 보조금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반영해 제정됐다. 국제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조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법안의 제안 이유다.
특별법 제정으로 정부는 5년 단위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과 연차별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하게 된다. 대통령 소속으로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범정부 차원의 정책 조정 기능을 맡기고 산업통상부 소속으로는 반도체혁신성장지원단을 둬 정책 집행을 지원하도록 했다.
산업부 장관은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할 수 있으며 입주한 기업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산업부 장관에게 규제 개선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클러스터와 연계된 전력망·용수망·도로망 등 산업기반시설 설치에 투입되는 비용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인 점을 고려해 산업기반시설 조성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특례도 규정됐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개발(R&D), 실증, 안전관리, 기반시설 구축 지원 조항도 포함됐다. 2036년 12월 31일까지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를 설치·운영하도록 해 중장기 재정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다. 반도체특별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반도체특별법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1호 공약’으로 제시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다만 법안 논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예외 적용 조항은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산업계 요구와 노동시간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가 맞서면서 여야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해 1년 6개월간 표류되다 비쟁점 조항 위주로 법안을 처리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야가 쟁점 법안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치를 반복하는 가운데 필리버스터 진행 시 상임위원장도 본회의 사회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장시간 필리버스터가 이어질 경우 의장단에 집중되던 사회 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취지다.
산업 현장의 각종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개정안에 따라 기존 규제개혁위원회는 ‘규제합리화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고 위원장은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된다. 위원회 규모도 기존 25명 이하에서 50명 이하로 확대된다. 해당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이밖에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 예우 및 지원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 고등교육법, 학교급식법,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공휴일에 관한 법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등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임시국회를 다음 달 2일 개회할 예정이며 3일과 4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