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란은 국제적으로 단백질 품질의 기준이 되는 식품이다. 인체에 필요한 9가지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갖춘 완전 단백질이며, 소화와 흡수, 체내 이용률을 종합 평가해도 최고 수준의 식품이다. 특히 계란에 들어 있는 류신·이소류신·발린과 같은 가지사슬아미노산(BCAA)은 근육 합성과 면역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단백질의 가치는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계란은 근육과 뼈를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다. 단백질은 골격 성장과 조직 발달, 효소 형성에 관여하는 생명활동의 기본 물질이며,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정상 성장의 출발점이다. 여기에 노른자에 풍부한 콜린은 기억력과 집중력, 신경세포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 능력과 두뇌 발달이 중요한 시기에 계란이 ‘완전식품’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령층에게 계란은 더욱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위산과 소화효소 분비가 줄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도 체내 이용률이 떨어진다. 계란 단백질은 비교적 낮은 위산 환경에서도 구조가 잘 풀려 소화효소의 접근성이 높아 고령자에게 유리하다. 이는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근감소증과 면역 저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계란은 단백질 공급원을 넘어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의 보고이기도 하다. 난백(흰자)과 난황(노른자)에는 항균·항산화·면역 조절 기능을 가진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들이 들어 있다. 오보트랜스페린과 라이소자임은 세균 증식을 억제하고, 포스비틴은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지닌다. 난황 면역글로불린(IgY) 역시 면역 기능과 관련된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단백질 유래 성분은 장 점막 보호와 장벽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은 우리 몸 면역 기능의 핵심 기관이라는 점에서 이는 전신 면역력과 직결된다.
계란의 강점은 과학적 기능성에만 있지 않다. 가격 부담이 적고, 조리가 쉽고, 연령 구분없이 섭취할 수 있다. 부드럽게 조리하면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단백질의 겔 특성 덕분에 연하식이나 고령친화식으로 가공하기도 쉽다.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계란은 학교 급식과 노인 영양 정책의 기본 식품으로 활용된다. 이는 계란이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영양 형평성을 높이는 공공 식품임을 보여준다.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계란은 전략적이다. 생산 회전율이 빠르고 단위 면적 대비 단백질 생산성이 높아 위기 이후 공급 회복이 상대적으로 빠르다. 실제로 팬데믹 시기에 국제 물류가 흔들리고 육류 공급이 불안정해졌을 때도 계란은 가장 안정적인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했다.
이제 계란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계란 산업은 단순한 축산업이 아니라 국민 건강, 식량안보, 기술혁신이 결합된 전략 산업이다. 계란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는 시스템은 곧 국가의 회복력과 직결된다.
백신은 병이 닥친 뒤 피해를 줄인다. 반면 계란은 병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몸의 기초 체력을 지켜준다. 성장기 아이의 근육과 두뇌를 키우고, 어르신의 근력과 면역을 지키는 식탁 위의 예방 자산이다. 그래서 계란은 우리 몸이 매일 맞는 가장 현실적인 푸드백신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식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