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수출 7097억 달러를 달성했다. 장기화되는 세계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 속에 낸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최대 수출실적 이면에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한국의 성장률은 과거와 다른 수출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과거와 어떻게 다른 정책 설정이 필요한 것일까.
최근 발간된 ‘London Consensus’ 저자 중 한명인 리카도 하우스만 하버드대 교수는 수출정책을 경제성장의 관점에서 성장의 핵심을 ‘무엇을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느냐’ 하는 수출의 내용과 구조의 중요성을 주목하고, 이를 위한 전략적 경제정책을 강조한다. 수출을 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생산물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사회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사회적 역량이란 기술 개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혁신 역량 강화’와 특정 수출상품의 고착화를 벗어난 새로운 상품으로의 ‘끊임없는 전환’이라고 짚는다.
혁신의 관점에서 수출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즉 혁신 연계형 통상 정책이 필요하다. 경제학 문헌에서 수출은 성장을 이끄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한국이 지금까지 잘 이해 해왔던 방식이다. 다만 수출의 양적인 증가보다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증가가 성장률 제고의 핵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통상 정책과 연계한 전략적인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 활용이 필요하다.
글로벌 특허출원을 기준으로 한국의 혁신은 축적된 해외 지식의 영향이 국내 연구개발(R&D) 만큼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금까지의 필요한 해외 지식을 빠르게 내재화하고 수출로 이끌어왔다는 말이다. 내재화 역량이 뛰어났다는 방증이다. 제조업 생산 네트워크와 같이 한 국가의 혁신 역량은 다른 국가, 다른 산업과의 상하류 네트워크 관계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통상 정책과의 연결이 중요한 이유는 기술의 공유와 전파가 무역을 통해 이루어지며 관련 기업의 투자, 인력의 이동 등 통상의 이슈와 깊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상 연계형 혁신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글로벌 선도 기술 변화의 식별과 관련 기술의 국내 역량 강화이다. 혁신 기술은 이끄는 선도 국가가 존재하고 장기에 걸친 트렌드도 관찰된다. 한국은 글로벌 선도 기술을 시차를 두고 따라가고 있는바 기술 간극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역량 강화’ 노력이 여전히 필요하다.
둘째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의 전략적인 참여와 활용이다. 한국의 경우 자체 R&D와 더불어 해외의 축적된 지식을 잘 활용한 것이 빠르게 혁신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다. 어떤 국가와 무슨 기술에 대한 협력이 우리의 혁신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데이터화 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글로벌 협력 강화를 통한 혁신 네트워크 안정화 도모이다. 한국의 혁신 역량과 글로벌 혁신 네트워크상에서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지만 한국과 같은 중견 선도국의 비전은 규범 중심의 국제 질서가 안정화되는 것일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와 같이 자국 중심 정책이 강화되는 국제 통상 환경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국제 질서는 무엇인지, 안보의 관점에서 누구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대외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함에 있어 무역을 통한 세계시장과의 연계를 성장과 생산성 향상의 ‘엔진’으로 다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수출이 늘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할 만한 것을 만들어내는 역량을 축적하면서 성장한다는 점을 다시한번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혁신 능력 제고가 수출 주도 성장의 현대적 의미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