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가구 10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예전보다 ‘작은 집’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국민평형’은 전용면적 84㎡에서 59㎡로 옮겨갔다. 가구 구성이 다인에서 1인으로 바뀌면서 작은 집의 수요가 커졌고 그런 만큼 가격 흐름도 두드러진다. 건설사들도 ‘큰 집‘ 뿐 아니라 소형 면적의 설계를 고도화하고 다양한 편의 기능을 집약해 ‘고급화된 1인 주거’를 구현하는 추세다.
14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1월 수도권 전용면적 59㎡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29.79대 1로 집계됐다. 반면 전용 84㎡는 5.67대 1에 그쳤다. 내 집 마련의 당연한 선택지로 여겨졌던 전용 84㎡보다 전용 59㎡가 5배 이상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이런 흐름은 수도권만의 일이 아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민간아파트 1·2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7.74대 1로 나타났는데 전용 60㎡ 이하 평형은 16.89대 1로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다.
거래 시장에서도 소형 강세는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 거래 규모별 아파트 매매 현황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최근 1~2년간 꾸준히 40~50% 수준을 유지하며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찾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가격 상승세 또한 소형이 앞선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은 9억4165만 원으로 6개월 전인 6월 8억5349만 원 대비 10.3% 상승했다. 이는 전체 면적대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예전보다 작은 집을 찾는 수요가 높아진 배경으로는 1인 가구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4인 가구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가구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핵심 입지에 위치하고 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택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구원 수가 줄다 보니 소형 주택에 대한 문턱도 낮아졌다“며 “집값과 관리비 부담이 적은 데다 예전의 중형 이상에 뒤지지 않는 구성을 갖춘 곳도 많아져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공급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과거 대형 평형 중심으로 고급화를 추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소형 면적에도 팬트리와 드레스룸을 적용하는 등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설계가 확산되는 추세다. 욕실 2개 구성이나 4베이(거실+방 3개) 구조 등도 소형 아파트에서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여기에 재택근무와 개인 업무를 고려한 프라이빗 오피스, 취미·여가를 위한 골프 트레이닝 센터, GX룸·피트니스 등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커뮤니티까지 강화되면서 ‘작지만 고급스러운’ 주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면서 작지만 체감 면적과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설계가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전용 59㎡라도 수납과 동선, 설비 수준을 대형 평형에 준하게 끌어올리지 않으면 선택받기 어려운 시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