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7930억 달러(약 1168조4000억 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라지브 라지푸트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프로세서, HBM, 네트워킹 구성 요소를 포함한 AI 반도체가 전례 없는 성장을 견인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올해 1조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해 이 같은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성능 차이에 따른 데이터 병목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HBM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업체 순위도 재편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메모리 슈퍼 사이클로 인해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3위를 차지한 건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매출 606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2% 성장하며 인텔을 앞섰다. 인텔은 478억8300만 달러로 3.9% 감소해 4위로 내려앉았다.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2%에서 지난해 6%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매출 1위는 엔비디아다. 지난해 엔비디아의 반도체 매출 1257억 달러로 전년 대비 63.9% 성장해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2025년 반도체 시장 증가분의 35% 이상을 엔비디아가 차지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회복에 힘입어 725억 달러(점유율 9.1%)로 2위를 유지했다. 마이크론은 HBM과 서버용 D램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50.2% 급증하며 5위로 뛰어올랐다.
퀄컴과 브로드컴은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12.3%, 23.3% 증가했지만, 마이크론에 밀리면서 한 계단씩 내려앉아 6위, 7위에 자리했다. 이어 AMD, 애플, 미디어텍이 위치했다.
2025년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 점유율은 62.8%로 전년(58.8%) 대비 증가했다.
가트너는 오는 2029년 AI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매출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를 선점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가트너의 순위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업체를 기준으로 집계돼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TSMC가 최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약 1170억 달러로, 엔비디아에 이은 전 세계 2위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