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부 65%가 도입 전망”
미·중 갈등·공급망 위협에 AI 자립 속도
엔비디아·오픈AI 등 기업들도 각국에 러브콜

액센추어가 지난해 7~8월 28개국 기업과 정부 리더 192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 61%가 ‘소버린 AI 솔루션을 채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답했다.
액센추어는 보고서에서 “소버린 AI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이 진화하고 인접 산업과 겹치면서 전체 기회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는 엇갈리지만,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리눅스재단의 ‘소버린 AI 2025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79%가 ‘소버린 AI가 가치 있고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주요 지역 전반에 공통으로 나타났다. 미국 응답자 86%, 유럽 응답자 83%, 아시아·태평양 응답자 79%가 소버린 AI의 전략적 중요성에 동의했다. 오펜하이머 주식 리서치 부문은 소버린AI 인프라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1조5000억 달러(약 2222조 원)로 추산했고 가트너는 2028년까지 전 세계 정부 65%가 외부 규제로부터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기술 주권 규정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자립을 넘어서 데이터와 컴퓨팅, AI 모델에 대한 자국 통제력 확보라는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이를 통해 인프라 의존에서 오는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벗어나 혁신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국 정부가 이 전략을 채택하는 배경에는 미국·중국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데이터·모델 공급망의 불확실성 등이 있다. 자체 AI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지정학적 갈등 같은 유사시 국가 경쟁력과 안보 모두 취약해질 위험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소버린 AI 전략이 현실화하더라도 완전한 독립형 구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이유로 챗GPT 등 기존 AI 모델과 보완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샘 윈터-레비 연구원은 “대부분 국가에 소버린 AI는 비용이 아주 많이 드는 사업”이라며 “각국은 수천억 달러를 들여 AI 기술 전체를 자국화하기 전에 실제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설령 그렇게 한다고 해서 외국에 대한 의존성과 취약점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각국과의 협력에 매진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의원들과의 회담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며 “각국은 해당 칩을 통해 각자의 데이터를 소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역시 ‘오픈AI 포 컨츄리스(OpenAI for Countries)’라는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고 “각국 정부가 독자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IT 분야 비영리 온라인 매체인 ‘레스트오브월드’는 한국을 소버린 AI가 가능한 몇 안 되는 국가로 꼽았다. 해당 매체는 “빅테크 도움 없이 포괄적인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할 여력이 있는 국가는 거의 없지만, 몇몇은 시도하고 있다. 한국이 그중 하나”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술 산업을 보유한 한국은 삼성전자, LG, SK텔레콤, 네이버 등을 포함한 컨소시엄을 통해 주로 국내 기술을 활용,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