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필요… 수개월 수사 공백 없애야”

입력 2026-01-0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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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2월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2월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금융감독원이 불공정거래 수사 착수까지 최대 3개월이 걸리는 현행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도입을 검토한다. 금감원은 기획·조사한 불공정거래 사건에 한해 수사 개시 경로를 단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5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인사 자리에서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불공정거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서 약 3개월의 공백이 발생하는 현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조사를 진행한 뒤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단계를 거쳐 수사 필요성을 판단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총 12주가 소요된다”며 “이 과정에서 사건 대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고 설명했다.

인지수사권의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범죄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감원이 기획해 조사한 사건 가운데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에 한정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조작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범위 내에서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한 남용 우려와 관련해서도 기존 통제 장치를 전제로 한 제도 설계임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 내부에는 조사 부서와 수사 기능 간 방화벽이 설치돼 있고 상호 정보 교류는 금지돼 있다”며 “인지수사권이 논의되더라도 이 원칙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수사 개시 절차와 관련해서는 현행 단계적 구조를 단축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그는 “조사 결과 형사 절차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에 곧바로 회부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대표성 있는 금융위 위원들과 함께 수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수사 개시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에는 검찰 지휘를 받아 수사가 진행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수사 과정과 결과는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덧붙였다.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사건 처리 지연의 또 다른 원인으로 포렌식 인력 부족을 지목했다. 그는 “사건이 지지부진하다는 문제의식의 핵심 병목은 포렌식”이라며 “휴대전화 한 대를 포렌식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에서 실제 가동 인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렌식 역량을 개선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고 관련 기관과 협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과 관련해서는 조직 확대 구상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대통령이 경쟁 체제를 주문한 점을 감안해 대응단을 하나 더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 단위 조직을 추가로 배치하고 두 개 대응단이 포렌식 역량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별도의 포렌식 전담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처럼 함께 작동해야 사건 처리가 신속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인력 보강과 포렌식 역량 강화 등 불공정거래 대응 체계 전반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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