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미국, 기관은 레버리지…투자 성향 뚜렷
반도체·방산 테마 강세 속 운용사 경쟁 격화

지난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순자산 300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운용 상품 수도 지난해 11월 1000개를 넘어선 데 이어 연말 기준 1058개까지 늘어났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체 ETF 순자산 가운데 해외지수형이 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지수형 ETF 순자산은 98조2415억 원으로, 연초 대비 42조1200억 원 증가했다. 채권형은 77조5049억 원(26%), 코스피·코스닥 등 시장지수형은 38조6652억 원(13%), 레버리지·인버스를 포함한 파생상품형은 24조6360억 원(8%) 순이었다.
투자자 유형별 매매 성향은 극명하게 갈렸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TIGER 미국S&P500으로, 순매수 규모는 3조6387억 원에 달했다. KODEX 미국S&P500이 1조7866억 원으로 3위, KODEX 미국나스닥100이 1조5325억 원으로 4위를 차지하는 등 개인 투자자의 미국 증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한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구조로, 개인 투자자들이 2조1503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연간 수익률은 -76%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를 가장 많이 담았다. 순매수 규모는 4420억 원으로, 해당 기간 32.14%의 수익률을 올렸다. 외국인 또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2769억 원ㆍ2위)와 KODEX 인버스(1339억 원ㆍ6위) 등을 대거 매수하며 국내 증시 하락 가능성에도 일정 부분 베팅한 모습이다.
반면 기관 투자자는 국내 증시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기관 순매수 1ㆍ2위 상품은 각각 KODEX 레버리지(2조73억 원)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9300억 원)로, 레버리지 상품을 통해 증시 상승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수익률 상위권은 뚜렷한 산업 테마가 차지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PLUS 글로벌HBM반도체로, 연간 수익률이 184.97%에 달했다. HANARO 원자력iSelect와 PLUS K방산 등도 국내 증시 랠리를 주도한 테마 ETF가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삼성자산운용은 226개 상품을 운용하며 상품 수 기준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20개로 뒤를 이었다. 운용 자산 규모에서도 삼성자산운용이 선두를 지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113조5043억 원을 운용하며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97조4831억 원으로 격차를 좁혔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5조3504억 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에만 순자산이 90% 이상 늘어나며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로 도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