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9곳 시대 눈앞…상품 차별화 경쟁 본격화

입력 2026-01-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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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모험자본 확충 기조에 맞춰 증권사에 발행어음 인가를 잇달아 내어주면서 발행어음 시장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까지 인가가 마무리되면 올해부터 사업자는 9곳으로 늘어나며 금리 전쟁에 이어 상품 차별화 구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정례회의에서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하고, 발행어음 인가를 의결했다. 이로써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한 종투사는 총 7곳으로 확대됐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인가 절차는 현재 진행 중으로, 올해 금융위 논의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 시장은 그동안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개사가 사실상 주도해왔다. 그러나 작년 11월 키움증권이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까지 합류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 성과는 수요 측면에서도 확인된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16일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같은 달 23일 목표액 3000억 원을 조기 달성다. 특판 금리와 키움증권만의 온라인 채널 경쟁력에 더해 출시 일주일 만에 완판이라는 성과를 냈다.

시장 잔액 역시 우상향 흐름이다. 주요 증권사 4곳(한국·미래·NH·KB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2024년 말 41조5000억 원에서 지난달 중순 48조5000억 원으로 불과 1년 새 7조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해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상품이다. 은행 예·적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증권사 입장에서는 리테일 자금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사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장의 무게중심은 금리에서 구조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키움증권 기간형 발행어음은 특판 기준 연 3.45% 수준을 제시했고, KB증권은 360일물 기준 연 3.2% 수준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단기·중기 식으로 만기 구성을 촘촘히 가져가거나, 특판 운영과 모바일·비대면 채널 전략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붙잡는 상품 설계가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간형뿐 아니라 적립식·수시형 등 운용 방식과 만기 구성을 다양화해 고객을 묶어두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일부 증권사는 적립식 발행어음을 별도 라인업으로 운영하며 금리·납입 구조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적립식 발행어음을 판매 중인 NH·한국·KB증권 3곳의 평균 수익률은 4% 초반대로, 시중은행 적금 평균 금리(3.32%)를 약 1%포인트(p) 웃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내부 통제와 소비자보호 체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이 증권사 신용을 기반으로 한 상품인 만큼, 판매 확대 속도만큼 운용·리스크 관리 역량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조직 체계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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