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역량 총결집해 전시 예정
국내 신사업 분야 50조 투자 계획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축으로 로보틱스를 낙점하고 관련 기술과 사업 공개를 확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와 웨어러블, 이동형 로봇을 연달아 선보이며 로보틱스를 차량 제조와 물류, 산업 현장 전반에 적용 가능한 핵심 기술로 육성하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는 그룹사 역량을 총결집해 로보틱스를 제조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비전도 공개한다.
2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국내외 주요 전시회를 통해 모빌리티·웨어러블·휴머노이드 로봇을 연이어 공개하며 로보틱스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로보틱스를 단일 제품이 아닌 제조·물류·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전면에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열리는 CES 2026에서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Partnering Human Progress):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주제로 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그룹의 핵심 로봇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물로 시연하고,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활용한 제조 혁신 전략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아틀라스는 엔드투엔드(end-to-end) 기법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물건들을 다루는 동작을 빠르게 학습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제어할 수 있는 핵심 모델로 꼽힌다.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도 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는 지난달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산업안전보건 전시회 'A+A 2025'에 전시됐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으로, 반복 작업이 많은 제조 현장에서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장비다.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MobED)’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 국제 로봇 전시회 2025(IREX 2025)’에서 양산형 모델이 처음 공개됐다. 모베드는 불규칙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물류와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플랫폼이다. 해당 제품은 내년 상반기부터 고객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들 로봇을 차량 제조 공정, 물류 자동화, 산업 안전 등 그룹 전반의 밸류체인과 연계해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로봇 운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제조 경쟁력과 디지털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투자 계획에서도 로보틱스 육성 기조는 분명하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국내에 총 12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 가운데 로보틱스를 포함한 신사업 분야에 50조 원을 배정했다. 로보틱스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투자와 전시 전략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AI 로보틱스·부품·물류·소프트웨어 등 밸류체인 전반을 통합 관리해 로봇 개발부터 학습·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