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김대종의 경제진단] ‘트럼프 고관세’ 지속 어려운 까닭

입력 2025-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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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관세부담, 실제론 소비자에 전가돼
중간선거 앞둔 美 물가상승 치명적
정치메시지·경제현실 절충 꾀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겉으로는 강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 부분 조정되거나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고관세 정책 가운데 약 70%는 현실적 이유로 폐기되고, 실제로 시행되는 비율은 약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확인된 패턴이다. 당시에도 강한 보호무역을 내세웠지만, 실제로 집행된 관세 정책은 전체 공약의 약 30%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논의되는 관세 정책을 보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에 대해 약 15% 수준의 관세 부과,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최대 35%의 고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브라질, 인도 등 일부국가에는 50% 관세가 부과된다.

문제는 관세가 부과되는 순간 그 부담이 해외 기업이 아니라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건 가격에 관세가 붙으면, 미국 내 소비자 물가는 직접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다.

12월 기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약 3% 수준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 상승률 2%를 여전히 상회하는 수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다시 자극받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미국 경제부활이다.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고, 미국 국민을 더 잘살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을 제조업 세계 1위가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 국민이 체감하는 가장 큰 고통은 물가 상승이다. 특히 주거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심각하다. 미국 내 평균 은행 대출 이자율은 약 8%이며, 미국 국민은 급여의 약 40%를 주거비로 지출한다. 뉴욕의 원룸 월세는 약 350만 원 수준으로, 중산층에게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물가 상황은 미국의 정치 지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뉴욕, 버지니아 등 주요 대도시의 시장들이 민주당 소속인 이유 역시 물가 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과 무관하지 않다. 물가는 국민이 매일 체감하는 문제이며, 정치적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된다.

경제 구조를 보더라도 물가 안정의 중요성은 분명하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는 소비로 구성돼 있으며,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물가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는 위축되고, 이는 곧 경기 둔화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물가 관리 실패는 치명적인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산 제품에는 원래 관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로 15%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는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한다.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되면 세계 교역은 확대되고, 미국은 더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인 소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은 정치적 메시지로는 강력하지만, 경제 현실 앞에서는 조정될 수밖에 없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미국 경제에도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관세보다 물가, 보호무역보다 소비 안정이 미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모든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물가수준은 2%다. 한국은 무역의존도 75%로 세계 2위다. 최근 한국 환율이 1480원까지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은 에너지를 100% 수입하기에 환율상승이 수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에너지 수입에 너무 많은 비용이 지출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 세계 교역을 확대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하길 바란다. 고관세를 부과받지 않으려면 미국에 직접 공장을 짓고 미국 일자리를 만들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다. 미국 생활물가 상승이 미국 국민들을 더 어렵게 한다. 과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5%였다. 전 세계 가장 좋은 물건들이 미국으로 수입되고 미국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물가를 낮추고 교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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