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프리카 소말릴란드 국가로 세계 첫 공식 인정

입력 2025-1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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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연합·이집트 등 거센 반발
트럼프도 냉담한 반응…“무엇인지 아는 사람 있나”
소말릴란드, ‘아프리카의 뿔’ 지정학적 중요성

▲소말릴란드 수도 하르게이사에서 2024년 11월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전쟁기념비 앞에서 소말릴란드 국기를 두르고 서 있다. 이스라엘은 26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했다. 하르게이사/AFP연합뉴스
▲소말릴란드 수도 하르게이사에서 2024년 11월 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전쟁기념비 앞에서 소말릴란드 국기를 두르고 서 있다. 이스라엘은 26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승인했다. 하르게이사/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수십 년 전 소말리아에서 분리 독립을 선언한 자치 지역 ‘소말릴란드(Somaliland)’를 국가로 공식 승인한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됐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이슬람권 국가들과의 관계 확장을 꾀하는 이스라엘과 국제적 인정이 절실한 소말릴란드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호 합의의 결과다. 그러나 소말리아 정부와 주변국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냉담한 반응을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성명은 “이번 합의는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의 정신에 입각한 것”이라며 “농업, 보건, 기술, 경제 분야의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소말릴란드 공화국과의 관계를 즉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과 수교를 맺은 외교적 성과다.

소말리아 북서부에 있는 소말릴란드는 1991년 소말리아가 내전의 혼란에 빠졌을 때 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자체적인 정부, 의회, 통화, 군대 등을 갖추고 비교적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통치해 왔으나 지금까지 국제사회로부터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결정에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소말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의 결정은 ‘불법적인 조치’”라고 규탄하며 “소말릴란드는 우리의 ‘불가분하고 양도할 수 없는 일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집트 외교장관은 소말리아, 튀르키예, 지부티 장관들과 통화한 뒤 “소말리아의 주권을 훼손하거나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일방적 조치도 거부한다”는 공동 입장을 내놨다.

55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 파키 마하마트 의장 역시 “소말릴란드를 독립체로 인정하려는 모든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분리 독립 인정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국 내 분리주의 운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많은 국가는 소말릴란드 승인이 선례가 되어 독립 요구가 빗발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소말릴란드는 수년 전부터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측근들에게 공을 들이며 국제적 승인을 대가로 홍해와 아덴만 전략 요충지에 미군 항만과 활주로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승인에 선을 그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따라 소말릴란드를 승인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답했다. 또 “도대체 소말릴란드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소말릴란드 측의 미군 기지 제공 제안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모든 것은 검토 중”이라며 여지는 남겼지만, 승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인 배경에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난민을 소말릴란드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집트는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그들의 땅 밖으로 이주시키려는 어떤 계획도 거부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양측 성명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소말릴란드는 아프리카 동부에서 인도양으로 돌출한 이른바 ‘아프리카의 뿔’이라는 불리는 지역에 있어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 홍해를 사이에 두고 예멘 맞은편에 있어 이스라엘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를 억제하는 데 유효한 거점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튀르키예는 소말릴란드와 대립하는 소말리아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승인이 지역 내 테러 단체인 알샤바브의 활동 명분을 강화하거나 이집트·튀르키예 등 지역 맹주들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아프리카의 뿔’ 지역 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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