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백두산 인근 삼지연 관광지구에 호텔 5곳을 한꺼번에 준공하며 관광산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삼지연을 대표 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 공개되면서, 새로 개장한 호텔들의 스위트룸 가격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0∼21일 이틀에 걸쳐 삼지연시에 '현대적인 호텔' 5곳의 준공식이 열렸다고 23일 보도했다. 20일에는 이깔호텔·밀영호텔이, 21일에는 소백수호텔·청봉호텔·봇나무호텔이 각각 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이깔·밀영호텔 준공식에 참석해 객실과 부대시설을 둘러보며 "모든 요소요소들이 자기 고유의 매력이 살아나게 실용성과 다양성, 조형화와 예술화가 높은 수준에서 구현됐다"고 평가했다. 또 "봉사시설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봉사의 질"이라며 호텔 종사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주문했다.
이번에 개장한 호텔은 고급 객실과 연회장, 사우나, 노천 온수 수영장 등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사진에는 '기자 센터' 안내 표지판도 확인돼, 향후 대규모 행사나 국제 학술회의 개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시설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현장에 동행해 호텔 곳곳을 둘러보는 모습도 공개됐다.
관심은 객실 요금으로 이어진다. 북한은 호텔 요금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외국 여행사들이 공개한 과거 특급호텔 가격을 보면 대략적인 수준은 가늠할 수 있다.
평양 양각도국제호텔의 디럭스 스위트룸은 싱글기준 1박 120유로(약 21만원), 모란봉호텔 디럭스 스위트는 180유로(약 31만원) 수준으로 안내돼 왔다. 외무성 산하 고방산 영빈관의 VIP 객실은 410유로(약 72만원), 라선 경제특구 임페리얼호텔의 디럭스 스위트는 265~295유로(약 46만~52만원)에 책정된 사례도 있다.
이를 감안하면 백두산 관광이라는 상징성과 최근 준공된 시설 수준을 고려할 때, 삼지연 호텔의 최상급 스위트룸은 1박 300유로(약 52만원)를 넘고, 경우에 따라 400유로(약 7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과 고위급 방문객을 겨냥해 고급 객실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대북 제재 속에서도 관광산업을 주요 외화 획득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강원도 마식령스키장 외에도 백두산 일대를 관광 거점으로 개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정권 수립 76주년(9·9절) 기념 연설에서 삼지연시를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로 전변"시켜야 한다고 지시한 만큼, 이번 호텔 준공이 실제 관광 수요와 외화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